민서의 희망으로 가는 한 걸음
인천 서구, 엄마의 손을 잡고 걸음을 떼고 있는 아이. 아침에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언제나 아이의 손을 잡고 세상 앞으로 함께 발을 디디는 슈퍼맨 엄마.
“생후 3개월 무렵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진단을 받았어요...”
오늘도 엄마 연숙 씨(44)는 아들 민서(11)를 깨우며 이른 아침을 시작합니다. 그들에겐 오늘 하루가 시작이 아닌 도전입니다. 생후 3개월이 되었을 때, 민서는 희귀난치성 소아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또래 친구들보다 왜소한 체격, 열 단어도 다 말하기 어려워 힘든 소통, 혼자 걸을 수 없는 다리. 간단한 숟가락질조차 민서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민서에게는 든든한 엄마 연숙 씨가 버티고 있습니다. 감정 조절이 어려워 밥그릇을 던져버리고 엄마를 꼬집고 발로 차는 민서지만, 연숙 씨는 사랑으로 꾹 참아내고 있습니다. 빨대 사용이 버거워 젖병을 물고 있는 민서를 보며 엄마는 오늘도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시력마저 현저히 낮아 사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민서, 돋보기안경을 끼고 엄마가 입혀준 옷을 입고 나서야 특수학교에 등교하러 현관문을 나섭니다. 손을 놓으면 걸을 수 없는 민서는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은 덕분에 7살부터 걷기 시작했다는데요. 민서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 연숙 씨는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민서의 치료비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들의 치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연숙 씨입니다.
“처음엔 안 본다고 하시더니 이젠 할아버지이자 아빠 그리고 친구까지 모든 역할을 해주고 계세요...”
사실 민서에게는 또 다른 슈퍼맨이 있습니다. 바로 할아버지 호식 씨(76)인데요. 누구보다 민서를 예뻐하고 돌봐주는 든든한 할아버지입니다. 처음에 호식 씨는 민서 낳는 것을 반대했는데요. 하지만 막상 보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사랑스럽고 예쁜 손주였습니다. 생후 3개월에 민서에게 이상이 있다는 걸 먼저 발견한 사람도 호식 씨였다고 합니다. 하교 후 민서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재활 치료실을 찾는데요. 가는 과정부터 만만치 않은 민서의 돌발 행동. 힘겹게 도착한 재활 치료실에서 민서는 잔뜩 흥분한 채 겨우 재활을 이어갑니다. 치료를 받은 지는 3년이지만, 아직 많은 호전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엄마와 함께 감각 치료를 받으러 간 민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혼자만의 세상 속에서 말로 표현이 어려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데요.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아프지만, 삼키고 묵묵히 바라볼 뿐입니다.
“민서는 저한테 제일 소중한 아이,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예요...”
그날 밤, 민서의 식사 훈련을 위해 바쁘게 저녁밥을 만드는 연숙 씨. 엄마가 떨어져 있으면 불안한 민서는 애타게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옆에서 떠먹여 줄 순 없는 노릇. 연숙 씨는 강한 마음으로 민서의 손에 숟가락을 쥐여줍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오늘은 민서가 거부하지 않고 열심히 한 입씩 입에 넣습니다. 잘 따라와 주는 민서가 기특한 엄마는 젖병이 아닌 빨대를 내미는데요. 한 번에 성공한 민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연숙 씨. 사실 숟가락질도 빨대도 절대 쉬운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민서입니다. 직접 머리를 깎아주고 거울을 보며 행복하게 웃는 연숙 씨와 민서는 오늘도 세상에 하나의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민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기 때문에 제일 마음이 아파도 제일 소중한 아이라는 연숙 씨. 언젠가는 손을 잡지 않고 민서 혼자서 힘차게 걸어갈 수 있을까요?
민서를 꿋꿋하게 지켜온 연숙 씨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민서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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