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아빠의 마지막 소원
모두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아빠 화택(52) 씨는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입니다. 바로 둘째 아들 민성(20) 씨의 아침밥부터 챙겨주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익숙한 듯 아들을 앉혀 유동식을 먹이는 화택 씨. 이런 아침을 맞이한 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민성 씨는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났지만, 또래와 다를 바 없이 활발하고 아빠를 끔찍이 좋아하던 아들이었는데요. 작년 8월, 아들이 악성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아 이번 5월부터 증상이 악화되면서 화택 씨의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습니다. 전과는 다르게 밥을 먹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못 한 채 누워있는 민성 씨를 위해 아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화택 씨. 자칫 한눈을 팔았다간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화택 씨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데요.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고, 유동식을 챙기고, 보살피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민성이를 보면 먼저 떠나간 아내 생각이 나요”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민성 씨는 작년 8월 악성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예전처럼 말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고 무엇 하나 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민성 씨. 그런 아들을 볼 때면 10년 전 암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생각이 나는데요.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아들을 떠나보낼까 봐 걱정되는 불안함에 화택 씨는 속이 타들어 갑니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민성 씨를 포기한 적이 없는데요. 밥을 먹거나, 씻겨주거나, 외출할 일이 있으면 아들을 안아서 들고 이동해야 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들다 보면 무릎도, 허리도 성할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병원 한 번 가지 않고, 아픈 내색도 하지 않는 화택 씨! 아빠가 기분이 안 좋으면 민성 씨도 그걸 느끼고 같이 안 좋아지기 때문인데요. 그런 아들을 위해 자신의 아픔은 묻어둔 채 오늘도 씩씩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루하루 벌어도 남는 게 없어요”
민성 씨는 최근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서 표적항암을 시작했는데요. 한 번 치료받는 비용만 82만 원으로 한 달에 160만 원을 자부담하는 상황입니다. 또 기저귓값, 유동식 값 등을 포함해 민성 씨에게 드는 돈만 20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데요. 빠듯한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화택 씨는 단 1분도 허투루 보낼 수 없습니다. 아픈 아들을 돌보며 일할 수 있는 유동적인 직업을 찾다 시작하게 된 출장 세차도 벌써 6년째. 민성 씨를 잠시 돌봐주는 활동 보조사가 오면 그때부터 화택 씨는 쉬지 않고 추위와 더위를 이겨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현재는 하루에 한두 대 세차하는 것이 전부이기에 매일 쌓여가는 아들의 치료비에 대한 막막함만 커져갑니다.
“민성이에게 죄가 있다면 부모를 잘못 만난 죄에요”
민성 씨가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늘 아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살아온 화택 씨!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늘 마음이 아픈데요. 말로 의사소통은 할 수 없지만, 아빠가 질문하면 눈을 깜빡이거나 손을 움직이며 대답하는 민성 씨는 그야말로 아빠 껌딱지인데요. 그런 아들과 보내는 1분 1초가 화택 씨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뇌병변 장애로 태어나 악성 뇌종양 말기 선고를 받은 아들,
그런 아들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물불 안 가리는 아빠,
눈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애틋한 두 부자의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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