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 속 엄마의 꿈
삶에 대한 절망 없이는 희망을 얘기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 몸부림칠수록 점점 더 옥죄어오는 현실이 야속한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가난 때문에 유독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모녀의 사연을 들어봅니다.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모든 게 힘들어졌어요”
대구광역시 달서구의 한 동네, 늦은 밤이 되자 엄마 황영희(50. 조현병. 우울증) 씨가 50kg이 훌쩍 넘는 쓰레기용 비닐봉지를 양손 가득히 들고나옵니다. 집 안엔 정체 모를 짐들이 가득 쌓여 있는데요. 영희 씨의 딸 김다정(31.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중증) 씨도 무거운 봉지 나르는 일을 돕습니다. 봉지 안에 든 건 이불을 담을 때 쓰는 가방이었는데요. 완성품인 가방을 쓰레기용 비닐봉지에 넣어 버리는 덴 이유가 있습니다. 2년 전, 영희 씨의 남편 김성모(63. 뇌졸중) 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만 해도, 이불용 가방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갔다는 가족. 하지만 가장이던 성모 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불 가방의 판로까지 막히게 되면서, 모두 버리기로 한 겁니다.
“제가 조현병이 있어서, 일에 적응 못 하고 자주 쫓겨나요”
2년 동안 입원해 있는 남편을 대신해 가장이 된 영희 씨. 하지만 그녀는 일을 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아르바이트 공고가 나오자마자 전화하길 수십 번이지만 거절을 당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재봉 일 말고는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조현병이 있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그녀. 입원한 남편과 장애가 있는 딸, 본인 역시 마음의 병이 있어서 근로 능력이 안 되지만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유독 시린 겨울을 보내는 영희 씨 모녀입니다. 다행히 그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3년 전부터 알고 지내 마치 친언니처럼 따르는 정정렬 씨입니다. 그녀는 모녀에게 밑반찬을 챙겨주고, 씻는 걸 싫어하는 다정 씨의 머리를 감겨주고, 손발톱도 잘라주는 고마운 이웃입니다.
“엄마가 자꾸 울어요, 집 걱정 때문에…”
추운 겨울, 모녀의 주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뜨끈한 국물을 마시면서 추위를 이겨내는 건데요. 사실 모녀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보일러는 꺼 놓고 전기장판에 의지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겨울 강추위보다 모녀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게 또 있습니다. 바로 이사할 집을 마련해야 하는 건데요. 이번 2월까지 집을 비워줘야 하는데, 가진 돈은 보증금 2백만 원이 전부인 모녀. 그마저도 이사 비용과 집주인이 넣어준 기름 두 드럼 값을 빼고 나면 110만 원밖에 남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가진 돈으로 집을 구하는 건 턱없이 부족합니다. 돈은 없고, 일자리는 구하기 어렵고, 막막한 현실을 마주한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눈물을 보이는 일뿐인데요. 집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모녀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질까요?
하늘 아래 방 한 칸 마련하고 싶은 엄마 영희 씨와
더 이상 엄마가 울지 않기를 바라는 딸 다정 씨.
시린 겨울 속에서 바라는 이들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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