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천사
경상남도 창원시에 거주하는 병규(57) 씨와 고은(38) 씨 부부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들이 있습니다. 장환(4)이와 요환(2)이 형제인데요. 올해 4살인 장환이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질문을 하는 다른 4살 아이들과 다르게 조용합니다. 다운증후군으로 인해 발달이 늦어져 아직 엄마, 아빠라는 단어조차 말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걸음마는커녕 이유식조차 잘 씹지 못해서 따로 연하 재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2살인 요환이 또한 다운증후군으로 또래보다 발달이 느린데다 심실 중격 결손이 있어 각별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매일 아침이 전쟁이에요”
모두가 잠든 이른 아침, 아빠 병규 씨는 홀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조현병 약 기운으로 인해 몽롱한 고은 씨를 대신해 아이들의 분유를 타고 이불을 갭니다. 아이들의 재활 병원까지 50여 분이나 걸리다 보니 병규 씨가 운전하는 동안 고은 씨는 아이들에게 분유를 먹이고 양치를 시키는데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미안함이 가시지 않는 병규 씨는 결국 아내 고은 씨의 손에 들린 기저귀 가방을 빼앗아 듭니다.
“아이들만 남게 되는 상황이 제일 걱정이에요”
장환이와 요환이는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았으며 각각 심방중격결손, 심실중격결손을 앓고 있습니다. 너무 어린 탓에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혹여 큰 병으로 이어 지진 않을지 병규 씨와 고은 씨는 걱정이 큽니다. 부부는 아이들이 "아빠, 엄마“ 라는 말보다 ”도와주세요“ 라는 말부터 배웠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이들만 남게 되는 상황이 가장 걱정되기 때문인데요. 오늘도 부부는 아이들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짐을 챙겨 재활 치료 병원으로 향합니다. 현재 복지관에서 재활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지만 이 지원도 2달 후면 끝이 납니다. 두 형제에게 필요한 재활 치료는 총 7가지. 가스비도 30만원 넘게 연체된 상황에서 아이들의 치료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가족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사실 아빠 병규 씨는 몇 년 전 계단에서 구른 후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2년의 투병 생활 끝에 마비는 풀렸지만, 끊임없이 온몸에 퍼지는 통증에 매일을 마약성 진통제로 버티고 있습니다. 진통제조차 잘 들지 않는 날에는 쇠망치로 어깨를 두드리며 아픔을 잊으려 하는데요. 자신의 아픔보다 가장으로써 잘해주지 못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틈틈이 동네 곳곳에 버려진 구리와 알루미늄을 주워서 고물상에 내다 팝니다. 아이들의 보행기와 집 소파도 중고 물품을 공짜로 받아온 것인데요. 돈을 아끼려 직접 어깨에 지고 걸어오다 보니 아내 고은 씨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안 그래도 아픈 몸이 더 상할까, 고은 씨는 물건은 없어도 되니 남편이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병규 씨의 고집을 꺾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더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는 병규 씨, 과연 병규 씨의 소원대로 가족 모두가 걱정 없이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두 아들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부부,
힘든 상황이지만 함께여서 괜찮다는 이 가족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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