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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북한 대화제의, 중국에 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 남북 당국 회담 이후 북한은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상은 긴급 전화 통화에서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한반도 상황, 과연 북한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 남북 당국 회담이 무산되었는데 북한이 미국한테 느닷없이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전형적인 기만성 대화 제의라고 분석했는데요. 한 대표께서 이번 북한의 대화제의 배경을 어떻게 읽고 계세요?
-정부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개인의 생각보다는 정확하고 앞서가는 분석이겠죠.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봅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대화를 제안한 것과 우리를 상대로 대화를 제안한 것 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미국이 우리에게 대화를 하자고 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 구축과 비핵화 달성을 위해서 남북 대화를 제의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제안한 것은 지난번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이 3가지를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것이 이루어짐으로써 북한에 이로운 것, 한반도 전체 평화라든지 핵문제를 떠나서 그저 북한에 이로운 것을 찾아서 남한하고 대화해서 얻어내는 것이고..
▶ 우선 경제적인 문제겠죠.
-그 외의 것은 우리를 상대로 해서 한반도의 평화나 핵문제를 해결할 의향이 없는 것입니다.
▶ 그것은 미국과 하겠다?
-그렇죠.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27일에 만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지난번에 최룡해 특사가 중국에 가서 대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대로 가만히 쳐다만 볼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한테 대화를 제의했는데 그것이 받아지리라 생각하고 제의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 우리도 미국과 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지금 궁지에 몰린 북한이 전술적인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핵화 발언이 주목되고 있지 않습니까. 과거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이라는 점까지 밝혔거든요.
-저는 그것을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무장이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이에요. 그러니까 그 유훈을 받들기 위해서 핵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비핵화가 유언이라는 얘기는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미국도 핵을 버리라는 거 아닙니까. 제가 보기엔 그래요. 그러니까 진정으로 미국과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얘기가 아니고 일종의 명분 찾기를 위한 속임수죠.
▶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강조했단 말이죠. 그 배경에는 여러 핵보유국으로서 동등한 대우 속에서 대화를 갖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거 아닌가요?
-오바마 대통령한테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대화를 하자는 거 아닙니까. 그 얘기는 미국도 핵을 포기하면 북한도 핵을 포기하겠다, 나중에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그런 것을 내비친 것 같고요. 한국에 대화를 제의했던 방식이 미국을 상대로 대화를 제의한 방식이 똑같거든요.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줌으로써 대화가 안 되고 잘못될 경우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기 위한 전술도 있죠.
▶ 이런 가운데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긴급 전화 통화를 가졌어요. 한미공조를 다시 한 번 가졌다는 소식인데 한미 간의 공조를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오늘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은 북한이 대화를 제의했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 우리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선 철저하다, 그것을 보여준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북한에게 보여준 간접적인 메시지죠. 너희가 핵을 포기하기 전까지 우리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 미국의 입장은 분명해보입니다. 말이 아닌 행동을 먼저 보여 달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지금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지 않습니까.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중단, 국제원자력 기구인 IAEA의 사찰을 받아들여라 인데. 과연 북한이 이 같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관심은 그거 아닙니까?
-쉽사리 그러리라고 우리가 낙관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도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합의된 것도 결국 북한이 핵을 포기한 전제로 원조를 주는 거 아닙니까. 작년 2월 19일 미국과의 대화해서 식량을 보내주기로 하고 지금 문제가 된 것을 수락하기로 했는데 안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6자회담이나 개별회담에서 두 번 속은 거예요. 그러니까 그 말을 믿고 응할 리가 없죠. 지금의 국제적인 환경이 과거에는 유엔총회에서 북이 핵을 제재하려고 할 때 미국이 앞장서고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지금은 중국하고 미국이 완전히 이해관계가 일치합니다.
▶ 지난번에 비핵화 의지를 동시에 천명했잖아요.
-그렇죠.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은 큰 우군을 얻은 거죠. 그런 판에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는 거죠.
▶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서 거의 없다고 목을 박았습니다. 특히 통미봉남 전략을 다시 구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예를 들어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한미 간의 관계가 공고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원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선 지금 우리와 같이 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늘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지금 미국과 우리가 같이 간다고 해서 안심하고 미국이 언제까지 이렇게 갈 것이라고 믿지 말자는 거예요. 미국은 언제든지 자기 국익에 이로우면 항상 자기 결정대로 했지 한국 때문에 자기 국익에 이로운 것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적으로도 닉슨이 70년대 초에 주한미군 철수를 자기가 얘기했고 월남전이라는 치열한 전투를 했지만 불리하니까 자기네들이 철수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1994년 북한하고의 제네바 핵 협정도 북한의 핵을 없애는데 합의한 것이 아니라 동결하는데 합의를 본 거예요. 작년 2월 29일 결의도 동결이지 비핵화가 아니거든요. 전에 그런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나중에 북한이 이 상태에서 핵을 동결하고 다시는 미사일 실험도 안하고 핵실험을 안 한다면 미국이 북한하고 언제 협상할지 모르는 거예요. 그것을 대한 가능성을 우리가 항상 가지고 경계해야 합니다.
▶ 미국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이 꼭 일치한다고 볼 수 없는 거죠?
-미국의 이익과 우리 이익이 일치할 때가 언제냐. 우리와 미국의 합의가 미국의 이익에 보탬이 됐을 때예요. 그러나 미국이익에 보탬이 안 되고 우리 일에 보탬이 되는 일 하라면 미국은 안합니다.
▶ 어쨌든 북미 대화보다 남북 대화가 앞서야 되는 거 아닌가.
-남북 대화를 통해선 핵문제를 없앨 수 없어요. 과거 갈루치하고 김계관이 제네바에서 핵 동결 협정에 싸인 할 때도 그것은 남북 간에 끼여 들여서 합의를 본 것이 아니에요. 미국과 북한이 합의본 거예요. 더 크게 보면 북한하고 IAEA가 한 건데 결국 미국이 앞장서서 합의를 본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처음부터 배제된 거예요.
▶ 지금 역시도 그런 국면이 분명히 진행되고 있는 거죠?
-그렇죠. 북한은 그렇게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핵 협정을 할 때 6자회담에서 합의를 보지 않으면 우리는 사인을 못할 수도 있어요.
▶ 최룡해 특사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핵보유국을 인정해달라는 점을 강력히 요청했는데 중국은 그것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않았거든요. 북한은 지금으로썬 주변에서 고립되어 가는 형국이잖아요.
-지금 이런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간단하게 핵을 포기하진 않습니다. 제가 볼 땐 그래요. 왜냐면 과거 북한이 어려울 때 황장엽씨 말에 의하면 200만 명 이상이 굶어죽었는데 국민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 대를 잇기 위한 정권을 위한 정권 아닙니까. 국민을 돌보는 정권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핵을 포기해야 하는데 정권을 위한 정권을 위해선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저는 주장합니다. 세계가 변하는데 국내정치도 그렇고 다 그렇잖아요. 과거에 중앙당에서 공천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김한길 대표가 공천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어요. 정치도 달라진 거예요. 물론 국제 정서도 달라지고. 북한만 안변하고 있는 거예요. 북한이 변해야 돼요. 북한을 위해서 변해야 해요.
▶ 북한의 경제회생과 안보를 해결해줄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지난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 했을 때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이 같은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혹시 들으셨습니까?
-김대중 대통령께서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일괄 타결이 되면 핵을 포기하고 안보와 원조에 대한 보장을 받는다는 얘기를 했어요. 미국이 북한을 승인하고 북한에 경제 원조를 해주고 안보를 보장해주면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 클린턴 정부 때와 달리 오바마 정부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인데 지금 일단 북한에 대해서 상당히 신중하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상태에서 북한하고 대화를 수락해서 진행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하면 앞으로 4년 동안, 오바마 8년 동안 북한 핵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끝내버릴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오바마 업적이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 가서 북한이 몇 년 버티게 되면 오히려 초조한 쪽은 오바마가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오바마를 도와줄 원군은 중국입니다. 핵문제에 있어서.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 한국, 미국이 같은 전선으로 대북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 북한 핵문제만큼은 미국과 중국의 견해도 일치하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그렇죠. 미국이 중국하고 관계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중국하고 역사적으로 주의주장이 같을 때 평화가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하나의 평화 유지 전통이에요. 따라서 중국을 배제하고 우리 안보를 확보할 수 없는 겁니다. 우리가 미국식으로 중국에 동맹을 맺자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중국은 한반도가 안정을 유지하고 경제발전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한국이 중국을 해칠 이유가 없어요.
▶ 27일 날 한중간 정상이 만나지 않습니까. 굉장히 새로운 분수령이 될 텐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떤 점을 확고히 하는 것이 좋을까요?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 비핵화 정책이 이미 천명되었으니까 그것을 밀고 가야 하는 것이고요. 저는 항상 그것을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북한하고의 관계 때문에 안보가 필요한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튼튼한 안보를 전제로 신뢰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튼튼한 안보는 튼튼한 억제력인 거예요.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그것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하고는 이런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중국하고 와는 과거 역사적인 교훈을 우리가 다시 활용해서 지혜를 모아 북한을 설득하고 우리 페이스로 끌고 가고 평화를 유지하는데 중국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중국과 적대할 필요가 없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가시면 우리는 중국과 손잡고 동북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고 특히 한반도 평화는 중국과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 하다, 그러니 같이 가자는 것을 합의 봐야 할 겁니다.
▶ 지난 토요일이 6.15 선언 13주년이었잖아요. 북한이 당초 남북 공동행사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잖아요. 6.15에 대해 보는 시각이 분명하게 다른 것 같아요.
-북한은 6.15 선언을 김정일 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이 싸인 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대를 이어서 그 업적을 밀고 가야 되고 대남관계에서 자기네들이 가장 활용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되냐. 그것을 국가 대 국가로 싸인 한 서류가 아니에요. 김대중 정권이 북한과 한 거다 이거예요. 그래서 그 의의를 폄하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더 큰 나라로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가 국가를 위해서 행한 모든 일에서 지속성을 가져야 합니다.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도 6.15에 대해선 푸대접을 받았는데 처음에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행사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민주당 대표로서 정권 끝나고 6.15 행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때는 없었잖아요. 이명박 정부 초기에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왔었는데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중국 대사도 했고 김대중 대통령에 발탁되어서 외교안보 수석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왔던 것 같고요. 정권의 일이지 국가의 일이 아니라고 폄하해 버리니까 안 된거죠. 북한에서 이번에 7.4 공동선언까지 그렇게 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인 박근혜 대통령이 되니까..
▶ 6.15 공동선언이 나오기까지도 사실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 답방에 대한 약속을 안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노인네가 왔는데 나보다 젊은 당신이 한 번 안 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래서 답을 얻었다.
-글쎄요. 그 얘기도 하셨는지 모르지만 제가 듣기로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묘가 전주에 있고 전주 김씨 라고 들었는데 그렇게 보면 김 위원장도 전라도 사람이고 나도 전라도 사람인데 조상묘도 있고 고향선배가 한 번 방문해 달라는데 안 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 했더니 ‘가겠습니다’ 했더라는 거예요. 그 얘긴 제가 들었어요.
▶ 이번 회담이 무산된 것도 격이 맞지 않는다는 건데 과거에 비춰봤을 때 격을 가지고 회담이 무산된 적이 없었다는 얘기가 있어요. 사실 남북 화해 모드 조성에만 급급해서 격이 맞지 않았던 북한 측과 상대를 해 와서 오늘날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어요.
- 과거나 지금이나 북한 체제와 우리 체제는 동일 체제가 아니라 다릅니다. 북한에 대해서만 자기들 마음대로 해석한 거예요. 그러나 다른 나라에 대해선 국제적인 스탠다드를 지키잖아요. 그러니까 남한을 그만큼 무시한 건데 그래도 김대중 대통령 때는 예를 들어 전금철씨를 상대한 거예요. 지휘를 떠나서 김정일 위원장과 얼마나 가깝냐, 이것으로 정했어요. 그러니까 아무도 전금철을 여기 통일부 장관이나 국정원 상대로 격을 가지고 따지지 않았어요. 다 그렇게 인정해주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참사를 보내고 격이 완전히 떨어지니까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장관이 가서 회담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건 격이 잘못된 거죠. 부국장이라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김정은의 오른팔이나 왼팔이라고 하면 오히려 상관없이 그 사람을 만나려고 할 거예요.
▶ 박근혜 대통령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얘기까지 했잖아요. 그것도 상당히 중요하죠.
-당연합니다. 이제부터는 북한도 국제적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존중해야죠.
▶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보세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원칙을 가지고 상당히 결연해 나가고 있는데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습니다.
-지금 원칙을 고수하는데요. 아직은 취임 초창기니까 겨우 백일 지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5년이 남았는데 더 지켜봐야죠. 북한이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중국에서 원조도 해주지 않고 국제적인 압력을 같이 가할 때 얼마나 버티고 갈 것인지 그것도 관건이죠.
▶ 이런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북한이 과연 우리하고 대화를 할 마음이 있었느냐. 결국엔 격을 가지고 틀어졌는데 진정성에 대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뭐든지 합의 되서 이뤄지면 진정성이 있는 것이고 그래도 안 지키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부터 안 되니까 진정성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죠. 우리가 북한에 대해 주장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긋났다면 모르지만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정당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교착상태지만 북한이 언제까지 이대로 한 없이 갈 순 없을 겁니다.
▶ 만약 북미 대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과연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도발 얘기도 하지 않습니까. 한 대표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저는 남북이 무력도발 직전까지 갔을 때도 그랬는데 절대 전쟁은 없습니다. 저는 확신하고요. 도발을 하더라도 함부로 못할 겁니다. 왜냐면 과거 연평도 때는 우리가 그냥 넘어갔지만 지금은 절대로 넘어갈 수 없어요. 국제적인 여론도 북한이 다시 도발하게 되면 우리가 다시 공격하더라도 남한이 잘못했다고 말할 나라가 없습니다.
▶ 북한의 반잠수정이 서해 북방 한계선 NLL 근처에 전진 배치됐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국지전 가능성은 여전히 있는 거 아닌가요?
-대비를 해야죠.
▶ 만약 북미 대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를 문제 삼아서 핵실험을 추가로 할 것이다.
-제가 생각할 때 그것은 중국은 태도에 달려있을 겁니다. 또 여기서 핵실험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중국의 조치가 나와야 됩니다. 그래야 중국도 국제적으로 미국하고 약속한 거라든지 국제적 리더로써 자기네들이 한 언약을 지킬 수 있는 거죠.
▶ 주제가 다른데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법과 관련해서 여야가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세요?
-이것은 제가 생각할 때는 전두환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법의 문제가 아닙니다. 양심의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언제든지 법이 없어서 실패한 경우는 없습니다. 그리고 돈이라는 게 아무리 부자라도 돈 자랑하는 부자는 없습니다. 심지어 세금이 비싸다고 돈 많은 사람들이 국적까지 옮기는 판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돈을 안 주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입니다. 탈세를 하고. 그러니까 그런 것을 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만들어야죠.
▶ 그 돈은 본인 돈도 아니잖아요?
-전두환 전 대통령이요? 그거야 본인만 아는 거니까 모르죠.
▶ 장남이 조세피난처 유령회사를 세우고 국민들의 상당한 공분을 살 일인데요.
-도덕적으로 생각하면 용납이 안 되죠. 그러나 법적으로 생각하면.. 예를 들어 증여세도 저는 잘 모르지만 공소시효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넘어가면 그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 돈 인줄 알고 아들이 그 돈을 가지고 사업해서 떼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버리면 환수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런 법의 맹점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지 양심의 문제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지금은 공소시효가 다 지났습니다. 내가 비자금 얼마를 못 냈는데 이건 낼 수 있다, 이렇게, 이렇게 해서 내겠다. 금년 10월이면 끝나는데 일원이라도 납부를 하면 3년 연장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있는 대로 29만원 밖에 없으면 29만원 내고.. 3년 연장해서 갚을 테니까 국민들이 날 믿어달라고 하고 양심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자세를 대통령이 갖춰야죠.
▶ 양심에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요.
-그건 할 수 없는 거죠. 양심에 관한 문제인데 할 수 없는 거죠.
▶ 민주당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김한길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룬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화해의 뜻을 제대로 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김한길 대표 체제의 민주당의 행보를 어떻게 보고 계세요?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써 127석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생존입니다. 예를 들어 90년대 초 캐나다에서 총선을 했는데 그때 수상이 여자였어요. 킴 켐블. 168석인데 총선을 통해서 세 명 남고 다 떨어졌습니다.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그래서 하루아침에 여당이 분해되어 버렸는데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안철수 당은 뜨지도 않았는데 그 텃밭인 전라도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은 자기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신문을 보니까 김한길 대표가 공천권도 당원들에게 돌려주고 당사도 축소했습니다만 사람을 축소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하나 제안하고 싶어요. 지금 중앙당 당료들을 줄이는데 내년 지방 선거에 이 사람들을 전부 후보로 내보내야 해요. 그리고 국회의원 후보도 비례는 그 당료들 중에 내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정당의 엘리트가 양성되는 것인지 비례로 전부 외부해서 하고 시 의원 공천도 전부 딴 사람이 다 해버리면 당료로서 당을 지킬 의욕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사람들을 내년에 전부 지방후보로 보내면 되요. 김대중 대통령이 95년 지방선거 때 당료들을 다 서울로 내보냈는데 서울의 25개 구청장 중에 우리가 23개 당선됐잖아요. 당료들이 가서 다 당선된 거예요. 이렇게 해서 기반을 닦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민주당이 생존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 지금 김한길 대포와 문재인 의원 간에 당 혁신 해법을 놓고서 견해 차이가 있습니다. 김 대표는 당원중심 혁신을, 문재인 의원은 그건 아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개방 정당을 해야 한다고 서로 충돌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미국식 프라이머리를 이야기하는데요. 미국은 당원이 합니다. 당원이 등록해서 하는 거죠. 일반 국민이 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도 당원이 해야 그 지역의 당원이 대를 이어 한다든지 연이어 당세 확장이 되는 거죠.
▶ 어쨌든 민주당이 많은 변화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국민들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있어요. 지지율도 탄력을 안 받고 있고.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안철수 의원 때문인가요?
-그런 것도 있죠. 한마디로 말해서 지도력 부족이죠. 그것은 뭘 의미 하느냐. 계파 정치를 하다 보니까 계파 사람만 끌어들이지 지도력을 양성해서 끌고 나갈 엘리트 충원이 안 되는 거예요. 이제는 사람이 끌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이 끌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individual leadership 이 아니라 collective leadership을 해야 하고 대야 투장에 있어서 제가 야당도 해보고 여당도 해보았지만 항상 여당이 됐을 때 야당을 생각해야 하고 여당이 되면 야당에 있을 때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극대 극으로 대결할 것이 아니라 누가 국민들한테 더 많은 것을 주냐, 한쪽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또 다른 적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이번에 보니 민주당의 원내대표였던 전병헌 의원이 좋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타협적으로 끌고 가면서 양보해야지 대결해서 얻어내는 것은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고 그런 정치 패턴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못 받습니다.
▶ 지금이라도 대선후보들이 전면에 나서야 된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대선은 5년 후 일인데 그 사람들이 대선후보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오히려 당이 혼란스럽고 대립만 좌초하는 게 되고 계파 정치의 부활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김한길 대표가 리더십을 가지고 전부를 끌고 갈 생각을 하지 말고 모든 사람과 타협하고 협력해서 합의를 도출해갈 생각을 해야 합니다.
▶ 안철수 의원의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지금 현재 양당 제도가 타파되어야 새로운 정치 행태가 태동할 수 있고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이 정당을 택할 수 있는 룸이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 당이 나오길 바라는데 안철수 의원이 지금 하는 것을 보면 조금 더 지켜봐야 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아직은 확신이 안서요.
▶ 내년 지방선거가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십니까?
-그렇습니다. 지방선거가 분수령입니다.
▶ 한화갑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