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가득한 80대 노부부의 봄날
이른 아침, 정자 씨를 잠에서 깨우는 세춘 씨의 손길이 조심스럽습니다. 아내를 깨운 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세춘 씨의 모습이 제법 익숙해 보이는데요. 작년 9월, 집 앞에서 빨래를 널다 넘어져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정자 씨는 현재 뇌출혈 후유증으로 균형감각 문제와 잦은 어지럼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정자 씨가 혹시나 또 넘어져 머리를 다칠까 세춘 씨는 정자 씨를 대신해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는데요. 기력을 회복하려면 밥이라도 잘 먹어야 할 텐데 작년 아들의 이른 죽음 뒤 슬픔에 빠져서 밥 한술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아내가 세춘 씨는 늘 걱정입니다.
”아내가 건강해지기만 하면 바랄 게 없어요“
친구를 위해 보증을 섰다 집까지 담보로 잡힌 아들은 차마 부모를 볼 낯이 없어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자 씨는 아들을 잃은 충격과 슬픔에 기력을 잃은 채 생활하다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 머리를 다쳤는데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원주까지 가게 되며 시간을 지체해서 뇌에 피가 고인 상태였고 상태가 꽤나 좋지 않아 정자 씨는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수술 후 꼼짝도 할 수 없는 정자 씨에게는 간병인이 필요했는데요. 어려운 형편에 간병인을 쓸 수 없어 당시 허리 수술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세춘 씨가 아픈 허리를 끌고 모든 간병을 해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되긴 했지만 어지럼증과 균형감각에 생긴 문제는 뇌출혈 후유증으로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생활하기가 벅차고 힘듭니다“
노령 연금만으로는 생계유지조차 쉽지 않기에, 부부는 함께 노인 일자리에 나갑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상태가 안 좋아진 정자 씨는 자주 나가지 못하는데요. 세춘 씨는 정자 씨와 함께 벌어도 항상 모자랐던 생활비가 더 줄어들까 걱정입니다. 한 달에 열 번, 3시간 동안 쓰레기를 줍고, 낙엽을 쓸고, 그렇게 해서 들어오는 수입은 1인당 26만 원. 생활비뿐만 아니라 정자 씨의 약 값과 다달이 갚아야 하는 이자까지 감당하기엔 벅찬 액수입니다. 지금도 힘든데 정자 씨가 일자리를 완전히 그만두고 나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세춘 씨의 한숨이 깊습니다.
”여기를 떠나 어디로 가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현재 세춘 씨 부부는 아들의 빚 문제로 담보로 잡혀 곧 경매로 넘어갈 상황에 놓인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데요. 오랜 시간 살아온 소중한 보금자리를 떠날 생각을 하자면 세춘 씨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정자 씨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이사란 부부에게 너무도 무거운 과제인데요. 보증금 또한 큰 문제입니다. 노령연금과 노인 일자리에서 나오는 월급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세춘 씨 부부에게 이사 보증금을 마련하기란 엄두조차 나지 않는 일입니다. 새 집 마련과 아내의 건강 문제만 해결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세춘 씨!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 속에 살아가는 세춘 씨 부부에게 이제는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아들의 죽음 뒤
슬픔에 빠진 채 살아가는 정자 씨,
그리고 그런 아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돌보는 세춘 씨,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노부부의 애달픈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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