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울보 엄마
처음 혜진이를 낳았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는 공주(48) 씨는, 아이를 처음 마주한 그 설렘이 눈물로 바뀌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설렘 끝에 만난 혜진(10)이는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혜진이는 혼자 보행이 힘든 것은 물론, 말이 점점 어눌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주 씨의 신경섬유종이 아이에게도 대물림되어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좋은 것만 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공주 씨는, 한없이 작은 아이에게 질병까지 물려줘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돈보다는 아이를 지키는 게 우선이었어요...”
공주 씨는 폭력을 일삼던 남편과 이혼하고 위자료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아픈 딸과 세상 속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남편과 같이 살며 당장의 허기를 채우기보다는, 자신을 향하던 남편의 주먹과 발길질이 혜진이에게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 공주 씨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혹시나 혜진이가 아빠의 빈 자리를 느낄까 뭐든 해주고 싶지만, 왜소한 체격의 공주 씨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혜진이를 혼자서 보살피는 것이 점점 힘에 부친다고 합니다. 심지어 늘 공주 씨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던 친정아버지마저 3년 전 세상을 등지고 말았는데요. 왕래할 가족이 없는 공주 씨는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해줘야 하는데 해줄 수가 없네요...”
너무 어려 수술조차 힘들었던 혜진이는 작년 겨울 겨우 다리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걸음걸이지만, 절뚝이며 엄마에게 걸어와 안기는 혜진이를 보면 행복하면서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공주 씨입니다. 혜진이는 꾸준한 재활 치료와 어눌한 발음을 고쳐줄 언어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이는 공주 씨의 수입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주 씨의 오랜 지병이었던 신경섬유종의 증상이 어린 혜진이에게도 나타나고 있어 공주 씨의 죄책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모녀의 꿈은 이루어질까요?”
혜진이가 아빠 없는 아이, 장애 있는 아이로 손가락질 받지 않고 번듯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공주 씨의 꿈입니다. 그런 공주 씨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줄 수 있는 요리사가 되는 것은 혜진이의 꿈이라고 하는데요. 숨이 죄어오는 나날들 속에서도 서로가 있기에 마음을 기대고 살 수 있는 두 모녀는 구원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보호자 없이는 생활하기 힘든 어린 혜진이와
그런 혜진이를 위해 성하지 않은 몸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엄마 공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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