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800m, 깊고 울창한 산속, 멀리서 보이는 태극기를 따라가면 자리하고 있는 외딴 집! 그곳에는 나이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는 자연인 배정한 씨 (63세)가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드넓은 자연에서 체조를 하고 깊은 산속에 홀로 누워 노래를 하며 마음가는대로 자연을 즐기는 이 남자가 깊은 산속까지 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그는 한의사 할아버지. 약사 아버지를 둔 유복한 집안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대학 졸업 후 상경한 그는 대기업 공채 시험에 합격했고, 보험 영업소 소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힘든 것 없이 살아왔던 그는 보험 일 또한 쉽게 풀릴 줄 알았다. 하지만 자신보다 나이도, 인생 경험도 많은 설계사들을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았고, 업무에도 서툴렀던 그는 회사가 원하는 실적을 내지 못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또 지방으로 좌천을 당했다. 젖먹이 아이 둘을 데리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지방으로 간다고 했을 때, ‘얼마나 일을 못하면 쫓겨나느냐’ 집안 어른들의 질타에 이삿짐을 싸며 이를 악물었다는 자연인. 하지만 지방으로 발령을 받고도 그는 대전, 울산, 창원 등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야 했고 그때마다 자신 때문에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가족들의 희생을 지켜보며 홀로 눈물을 훔쳐야 했다. 그리고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 그는 달라졌다. 설계사들과 친해지기 위해 같이 밥도 해먹고 문전박대 당하더라도 함께 영업도 뛰는 등 마음을 열었고 발로 뛰었다. 결국 소장에서 지점장, 국장까지 승진가도를 달렸지만 당시 외고에 진학한 아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자 한곳에 정착하기로 결심. 20년차에는 직영 법인 대리점을 설립해 직접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월급쟁이 생활만 하다가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데리고 있던 설계사가 수당만 받고 사기를 쳐 고스란히 회사가 도맡아야 하는 빚이 억 단위... 돈도 돈이지만 사고 뒷수습을 하기위해 구치소로, 법원으로 쫓아다니며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그렇게 30년 이상 보험을 하면서 누적된 스트레스는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으로 나타나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사의 경고에 훌훌 털고 산으로 들었다.
그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물부터 바꿨다. 여주, 잔나비걸상버섯, 헛개, 송담, 복령 등 9가지 약초를 달여 마시고 집 근처에 널린 초석잠, 도라지 등은 매일 반찬으로 올렸다. 또 도시에서 지내는 가족들을 위해선 백합나무를 심어 벌을 쳐 보내준다.
모든 행복의 잣대는 마음에 있다고 말하는 그!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깨달으며 자연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자연인 배정한 씨의 이야기는 오는 7월 19일 오후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