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산바나나 으름과 탐스럽게 익은 돌배, 그리고 하늘에 달린 수박과 마! 지금껏 보지 못한 진귀한 열매들이 가득한 신비로운 산속.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이곳에 자연인 옥도령(59세) 씨의 아름다운 낙원이 자리하고 있다. 소나무 숲 아래 마련해 놓은 텐트를 비롯해 크고 작은 바위로 둘러싸인 연못과 손수 쌓아 올린 돌탑, 집 주변을 수놓은 50여 종의 아기자기한 꽃들까지! 이 모든 건 지난날의 잡념을 없애려 그가 부지런히 노력한 결과라는데... 그가 그토록 지우고자 했던 지난날의 기억은 과연 무엇일까?
결혼도 하기 전, 27세의 어린 나이에 생각지 못하게 아빠가 된 자연인.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전도유망한 학생이었던 그는 더 이상 학업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되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위해 일터로 향해야 했다. 채소 가게에 들어가 허드렛일부터 시작한 그는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지독하게 일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농수산물 도매상 사장이 될 수 있었다. 대형 마트와 백화점, 항공사 등 큰 업체들과 거래하며 탄탄대로의 성공 길을 달린 그.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매일 새벽마다 농산물 경매장을 찾고, 질 좋은 물건을 얻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산지를 다녀야 하는 고생이 따랐지만 힘들어도 젊으니까, 가장이니까, 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돈을 제때 주지 않는 거래처들이 늘어났고, 돈을 받으러 찾아간 곳은 이미 문을 닫고 자취를 감춘 뒤였다. 그렇게 떼인 돈이 자그마치 3억 원! 지금껏 열심히 일해 온 게 억울해 매일 밤 울화가 치밀었고 극심한 스트레스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가 하면 밥을 제대로 넘길 수도 없었고, 오십견으로 팔조차 들어 올리기 힘들었다. 정신없이 일하느라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고 살아온 그의 인생에 쉼표가 필요했고, 그는 산으로 향했다.
“제가 일찍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아요.
아마 몸이 더 나빠진 상태에서 산에 오려고 했으면 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너른 자연의 품에 안긴 지 5년. 지치고 나약했던 몸과 마음은 점점 단단해졌고, 지난날의 아픔은 잊힌 지 오래. 시들지 않는 꽃이 되리라! 힘들었던 지난날이 지고, 비로소 피어오른 새 인생을 살고 있는 자연인 옥도령 씨의 이야기는 오는 10월 12일 수요일 밤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