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도 희귀하고 독특한 맛 때문에 귀한 대접 받는
최고가는 따로 있다? 500마리 중에 한 마리 꼴로 잡힌다는 줄가자미는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다금바리보다 더 비싼 몸값 자랑한다는데..
그리고 1kg에 1,000만 원? 전 세계 미식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3대 진미 캐비어와
철갑상어 가죽에 옻칠을 더해 만드는 수천만 원짜리 공예까지.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특별함, 최고가를 찾아라.
울산의 정자항. 이곳에서는 늦은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일 년에 딱 두 달만 잡힌다는
귀한 생선이 있다. 동해를 찾는 귀한 손님의 정체는 바로 줄가자미.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희귀하고 한 번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는데.
그 치열한 사투를 리얼다큐 숨이 함께한다.
이맘때의 동해바다는 가자미 조업에 한창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자미의 80%가 모여
가자미항이라고 불리는 정자항에선 매일 40척의 배가 가자미 조업에 나선다.
박성호 선장은 25년간 가자미 조업을 해온 베테랑이다. 일반 가자미의 5배가 넘는 가격,
가자미 조업을 나갈 때마다 박성호 선장은 귀한 줄가자미가 잡히기를 기대한다는데..
배를 타고 약 3시간여를 나간 끝에 조업 장소에 도착하고, 4m에 달하는 그물을
약 8개 정도 내린다. 그물을 내리고 1시간 후에는 다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배에 탄 선장과 선원 모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거친 파도위에서 투망과 양망을
하루에 기본 5번은 반복하는 선원들. 제철 맞은 가자미는 한 번 끌어올릴 때마다
수백 마리가 넘게 올라온다는데 줄가자미는 과연 그 모습을 드러낼까?
심해어종인 줄가자미는 어군 탐지기에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 아니라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날이 있을 정도로 귀하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인 최고가 생선.
희귀하기만 해서는 최고가가 아니다. 이맘 때 줄가자미는 산란을 앞두고 있어
맛과 영양마저 뛰어나 미식가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는데.. 최대 1,000m 심해에
서식하는 겨울 횟감 중의 최고가, 줄가자미 잡이를 리얼다큐 숨이 함께한다.
지금으로부터 2억 5,000만 년 전인 백악기 중기부터 나타나 환경에 적응하며
오늘날까지 살아온 어류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불리는
철갑상어. 영국, 러시아. 중국 황실 등에서 애용된 덕분에 황제어라고도 불리는
철갑상어는 무분별한 어획으로 한때는 멸종위기에 놓인 적도 있어, 현재는 귀하게
대접 받는 어종이다. 그런 철갑상어가 품은 세계의 진미가 있다?
철갑상어 10,000마리를 양식하는 이상철씨. 그는 20년 전에 철갑상어 양식을 시작한
철갑상어 양식 1세대다. 전문가도 마땅한 자료도 없었던 시절부터 시작해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는 이상철씨는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많은 철갑상어
어종을 기르는 손꼽히는 전문가가 됐다.
먹이는 주로 배합사료인 ep사료나 식물성 단백질인 스피루리나를 주는데 특이하게도
철갑상어는 이빨이 없고 눈이 퇴화되어 먹이를 눈앞에 줘도 보지 못한다고 한다.
대신 주둥이 아래에 있는 네 개의 수염으로 땅바닥을 쓸며 떨어진 먹이를 감지해
먹는다고. 다양한 종류의 철갑상어를 키우지만 종류에 상관없이 이상철씨가 가장
신경 쓰는 상어는 바로 캐비어를 품고 있는 철갑상어. 철갑상어는 평균 약 2년 이상
자라면 알을 낳지만 그 알은 크기도 작고 노란빛을 띄고 있어 상품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최소 10년 이상 된 철갑상어의 알을 캐비어로 만드는데 10년 이상 된 알을
품은 철갑상어 한 마리의 가격은 약 2,000만원이 넘는다. 육안으로는 암수 구별이
안 되는 철갑상어 알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우선 송곳으로 알의 유무와 성숙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자체 제작한 도구부터 찌르는 부위까지 모두 직접 만들어 냈다고
한다. 보통 한 마리의 철갑상어가 품은 알의 양은 철갑상어 몸무게의 10% 내외.
이렇게 채취한 철갑상어의 알을 소금에 절여내면 세계 3대 진미인 캐비어가 완성된다.
하지만 캐비어라고 다 같은 가격은 아니다. 철갑상어의 종류, 자란 환경, 캐비어의
품질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상철씨가 기른 철갑상어 캐비어의 가격은
1kg 1,000만 원까지 한다고 한다.
캐비어부터 살은 물론 내장 연골까지 버리는 게 없는 철갑상어의 변신은 계속 된다.
칼조차 들어가지 않는 단단한 철갑상어 껍데기와 전통 옻칠이 만나 완성되는 칠피 공예.
45년 경력의 장인, 박성규씨의 손에서 검고 딱딱한 철갑상어 가죽이 명품공예로
피어난다. 칠피공예는 조선시대 이후로 명맥이 끊겨, 고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그의 끈기과 인내로 복원에 성공했다. 철갑상어 칠피 공예는 잘 말려놓은 철갑상어
가죽을 전통방식으로 석회질, 잿물 등을 넣은 천연 혼합물에 담가 지방질을 빼고
말리면 딱딱했던 철갑상어 가죽의 성질이 부드럽게 달라진다.
이후 철갑상어 가죽을 크기별로 잘라 서류함, 옥새 등 고목을 이용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함에 붙이고 사포질을 반복하여 최소 7번 이상 옻칠을 하면 100년 동안 사용해도
변치 않을 철갑상어 공예품이 탄생한다. 이렇게 완성된 공예품은 수집가들로부터
작품 당 수천만 원에 거래되며 우리나라의 덕수궁 유물 전시관,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함부르크 박물관에도 소장, 전시되며 칠피공예를 널리 알리고 있는데..
차 숟가락 크기인 10g에 10만 원이나 하지만 독특한 풍미 때문에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세계 3대 진미 캐비어와 우리나라 유일의 칠피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철갑상어 가죽 공예까지 버릴 것이 없는 귀한 철갑상어로 만들어내는 최고급 음식과
공예품 제작 현장을 리얼다큐 숨이 밀착 취재한다.
대한민국 최고가를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3월 3일 목요일 밤 9시 50분 MBN 리얼다큐 숨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