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의 아물지 않는 상처
엄마 정경진 씨(34세)와 두 딸이 함께 살고 있는 작은 임대아파트. 이 집엔 하루 24시간 내내 세 모녀를 지켜주는 눈이 있습니다. 바로 CCTV인데요. 2년 전, 헤어진 전 남편의 폭력 앞에 노출된 세 모녀. 그 끔찍한 일을 겪은 후 이들 모녀를 지켜줄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엄마와 큰 딸 한솔양은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을 만큼 상황은 참혹했는데요. 하지만 교도소에 수감된 전 남편이 얼마 안 있으면 출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 세 모녀는 더욱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두 딸을 위해서라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엄마. 하지만 다 갚지 못한 임대 아파트 대출금이 세 모녀의 발목을 붙잡고 있지요.
세 모녀가 갖고 있는 상처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둘째 딸 정희(4살. 뇌병변장애1급)양을 임신했을 때부터 전 남편의 폭력에 노출된 엄마. 이 때문일까요? 25주 만에 600g 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난 정희는 태어나자마자 4달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뇌병변장애와 갑상선, 소뇌출혈, 난시, 석회증, 발달장애, 빈혈 등 많은 병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데요. 현재 정희에게 드는 재활치료비만 한 달에 100만원. 지금 아이의 발달 상태가 또래보다 두세 살 지연돼 있기 때문에 엄마는 재활 치료를 더욱 멈출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돌려서 쓴 카드빚만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지요.
엄마는 또 어떤가요? 전 남편의 거듭된 폭력 때문에 불안장애를 갖게 됐고 우울증을 동반한 자살충동과 폭식증으로 하루에 열여덟 끼니를 먹은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조금씩 호전이 되고 있지만요. 3시간 이상 자지 못하는 불면의 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엄마는 독학으로 공부해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요. 보육교사 자격증부터 시작해 토탈 공예와 냅킨, 우드공예까지 여러 자격증을 따냈습니다. 앞으로 정희가 다니게 될 장애 학교에 엄마도 함께 다니면서 아이를 돌보고 싶다는 꿈. 그 희망 하나로 오늘도 엄마는 매일 밤 불면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엄마에겐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 두 딸.
두 딸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은 엄마 경진씨의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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