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나는 자연인이다>, 아흔여섯 번째 만남!
산 속 백발사나이의 꿈
자연인 오창진
한층 뜨거워진 태양의 열기.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을 닦으며 울창한 나무숲을 그늘 삼아 자연인을 찾아 헤맨 지 몇 시간. 산중에 웬 누렁이 한 마리가 개그맨 승윤 씨 앞에 나타났다. 마치 길을 안내하듯 앞서가다 웬 동굴 앞에 서서 승윤 씨와 제작진을 기다리는데... 그때, 어디선가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고, 컴컴한 동굴 속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얼굴을 뒤덮은 흰 수염, 게다가 웃통을 벗은 채 맨발로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바로 아흔여섯 번째 자연인 오창진(55)씨다.
마치 원시로 돌아간 듯 범상치 않은 용모는 물론이고, 그의 생활 또한 자연에 그대로 맞닿아 있다. 그가 머물고 있는 온 산이 그의 집인 셈. 옛날 마을 사람들이 산신을 모시던 산속 기도터를 수리해 거처로 삼고, 산속에 있는 동굴에서 더위를 피하며 명상을 즐기는가 하면, 산 초입에 있는 호수에 뗏목을 띄워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한다. 산 속 구석구석이 그의 생활공간이다보니 밥 한 끼 해결하기 위해 배낭하나 짊어지고 정신없이 산중을 누벼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에겐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자연 속에서 누구보다 자연스러운 남자. 하지만 그가 산에 들어오기 전의 모습은 지금과 180도 달랐다.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 사업가. 1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려가며 문명 속에서 이윤을 쫓던 도시인. 그것이 도시에서의 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에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고, 결국은 이뤄놓은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던 순간. 사업실패, 이혼, 알콜중독, 폐인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그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때부터 그는 삶의 목표를 수정했다. ‘소유하지 않는 삶’ 그것이 빈 몸으로 그가 산에 들어온 이유였다.
버려진 집기를 주워 살림을 꾸리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활용해 살아가는 자연인. 남들이 보기엔 불편하고 어려운 삶이지만 그가 세운 원칙 안에서 그는 자유롭다. 계획표를 세워 하루 일과를 체크하고, 삶의 일곱가지 규칙을 만들어 살아가는 중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의 인생이 더욱 기대된다는 오창진씨.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연 속에 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모든 걸 잃은 뒤에야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된 자연인 오창진 씨. 그의 인생철학은 오는 9일 수요일 밤 9시 50분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