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회 짝 잃은 원앙의 눈물
대학병원의 응급중환자실 앞, 장호중(61세)씨는 하염없이 대기자 전광판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내 이성자(54세)씨 때문인데요. 오늘은 의식을 찾을지, 눈은 떴을지.. 간절한 마음을 품어보며 바싹바싹 마른입을 자판기 커피로 달래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호전이 되지 않은 아내.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호중씨는 아내에게 말을 건네 봅니다. “여보... 사랑해. 어서 일어나”
찰나 같은 면회 시간이 끝나고 그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여주에 있는 집으로 향합니다. 누워있는 아내를 뒤로 한 채 그가 바삐 가는 이유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을 청소하기 위해서인데요. 당시 집안까지 들어온 빗물은 허리까지 차올라 그는 살림살이 하나 건지지 못하고 아내만 급히 업고 나와야만 했습니다.
집을 잃고 근처 마을 회관에서 불편한 생활을 했지만, 한 달 전 아내마저 쓰러지고 말았는데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는 매일 자활근로를 나가는데요. 냄새나는 쓰레기 더미에서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일이 그가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50여만원 남짓. 남들이 보기엔 적은 액수일지 몰라도 그에겐 사랑하는 아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가슴 시리도록 파란 가을 하늘을 아내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남편의 간절한 바람...
집도 잃고 곁에 있던 아내마저 잃을까, 두려움이 가득한 그의 마음을
MBN 소나무에서 함께 만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