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회> 지리산 약 부부와 하늘이 내려준 명약
경상남도 함양의 지리산 자락. 사방이 옻나무로 가득한 의중마을에 이제는 명맥이 끊겨가는 옻나무 진액을 채취하는 장인 장시돌(70)씨와 그의 동료이자 아내 박영숙(65)씨가 살고 있다.
# 술을 약이라 부르는 할아버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요즘, 즐거워야 할 수확이지만 할머니는 매일 속이 타들어간다.
밭일을 하다가도 한 시간이 채 못 되어 아프다며 꾀병을 부르는 할아버지 때문!
아픈 허리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생떼를 쓰며 약을 찾는 할아버지의 재촉에 못 이겨
할머니가 집에서 가져온 약은 바로 소주!
술 한잔 걸쳐야 몸도 안 아프고 일도 잘된다는 장시돌 할아버지.
하지만 딱 한 잔이 두 잔, 세 잔이 되면서 마침내는 밭두렁에 누워 잠이 들고 마는데...
결국 밭일은 모두 할머니의 몫. 할머니에게 할아버지의 약은 원수다.
# 하늘이 내린 명약
장시돌 할아버지는 이제 몇 안 남은 옻나무 진액을 뜨는 장인이다. 15살 어린나이부터 아버지를 따라 일을 시작했던 할아버지는 한평생 옻나무와 함께 살아왔다.
옻나무에 칼집을 내서 받아내는 진액. 사람 몸에 좋지만 양이 적어서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하늘이 내린 명약이다.
옻나무 진액을 뜨는 일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부부의 셋째 아들이 함께 한다.
5년 전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며 도시에서 돌아온 셋째아들은 할아버지의 유일한 제자!
산골에서 고생하며 사는 아들이 안쓰럽지만 한편으로는 대를 잇겠다는 아들이 자랑스러운 노부부.
이제 꽤나 익숙하게 일하지만 할아버지의 눈에는 차지 않는지 오늘도 혹독한 수업 중이다.
# 자식보다는 할아범, 할매지!
자식들이 온다는 소식에 바빠지는 부부!
긴 장대와 사다리를 들고 산에 오르는데... 추자, 바로 호두를 따기 위해서다.
좋아할 자식들 생각에 무작정 나무에 올라 털고 보는 할아버지 때문에 떨어지는 호두 세례를 받은 할머니만 고생이다.
머리에 호두를 맞고 토라져버린 할머니의 화를 풀기위해 직접 호두를 까는 할아버지!
그 모습을 본 할머니는 금세 화를 잊고 박장대소한다.
멀리 있는 자식들보다 옆에 있는 할아범, 할매가 좋다는 장시돌 씨 부부!
그들의 인생을 9월 17일 화요일 밤 10시에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