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청보다 끈끈해! 맏딸 연화와 세 동생
달달한 냄새로 가득한 강원도 강릉의 한과 마을. 60여 가구가 전통한과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엄연화(66)씨. 세 동생과 함께 한과 집을 운영하고 있다.
2남 5녀 중 맏딸로 태어나 책임감이 남달랐던 연화 씨.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고 홀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를 대신해 집안 살림에 동생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좋은 건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힘든 일은 자처하며 살아왔다. 14년 전, 사업이 시원찮았던 남동생, 승호(57) 씨를 돕기 위해 함께 한과 공장을 차렸는데... 때마침 미용실을 하다 형편이 어려워진 막냇동생 연미(55) 씨와 5년 전, 해외 이민에서 돌아온 셋째 딸 순희(62) 씨까지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된 4남매. 매일 함께 울고 웃으며 손발 맞추다 보니 조청보다 더욱 끈끈한 사이가 됐다.
# 3년 전, 4남매에 닥친 화재 사고
예순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동생들을 엄마처럼 챙기는 연화 씨. 동생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크기 때문이다. 3년 전, 화재 사고로 전소됐던 한과 공장. 맏딸 연화 씨가 조청을 불에 올려놓은 걸 깜빡하고 퇴근하는 바람에 큰불이 났던 것이다. 자신의 실수로 사라진 10년의 터전. 동생들 볼 면목이 없어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미안함과 자책으로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원망 한마디 없이 다시 시작하자며 용기를 북돋아 준 동생들. 연화 씨도 위기를 기회 삼아 공장 기계를 최신식으로 바꾸고, 해썹 인증을 받으며 새출발을 할 수 있었다. 그 뒤로 더욱 애틋해진 동생들. 동생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느니 차라리 자신이 고생하지 싶어 매일 새벽 출근은 기본. 한과를 튀기는 기름을 데워놓고, 동생들 식사 준비에 설거지 등 힘든 일을 자처하며 엄마 같은 언니, 누나로 살고 있다.
# 말도 없이 사라진 맏딸 vs 일이 밀려 화난 막냇동생
맏딸 연화 씨의 가장 큰 걱정은 갈수록 기력이 쇠약해지는 엄마, 옥자(89) 씨다.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혼자 지내시니 일하면서도 항상 엄마 걱정. 수시로 엄마 집을 찾아가 식사를 챙기고, 말동무를 해드리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직접 모시지 못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이런 큰언니 마음을 눈치챘는지 이사한 아파트에서 엄마를 모시고 살겠다고 선언한 셋째 딸 순희 씨. 엄마도 시험 삼아 아파트에서 하룻밤 묵기로 하니 연화 씨도 한시름 놓는다. 그런데 다음 날 집에 가고 싶다는 엄마의 전화. 설 대목을 앞두고 일이 바쁜 연화 씨. 얼른 다녀올 생각에 동생들에게 말도 못 하고, 급히 엄마를 모시러 간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막내 연미 씨. 택배 포장이 밀려 있는데 큰언니는 보이지 않고, 전화조차 받지 않자,짜증이 밀려온다. 홀로 동동거리며 택배 포장을 하는데 뒤늦게 돌아온 큰언니. ‘전화도 안 받고 갔다 왔냐’며 버럭 큰 소리를 내고 연화 씨는 처음 보는 막내 모습에 당황하고 마는데....과연, 한과 자매는 다시 달달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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