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지난번에 중앙대 교수직을 갑자기 사퇴하셨어요.
-갑자기는 아니고요. 작년 가을에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명예퇴직을 했고. 효과가 발휘한 게 2월말인데 바깥에 늦게 알려진 겁니다.
▶원래부터 생각하고 계셨군요?
-30년 할 만큼 했습니다.
▶남들은 교수직 유지하면서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하는데요.
-사람마다 생각 나름이겠죠. 교수로서는 후회도 미련도 없습니다.
▶어제 대국민담화 보셨을텐데요, 얼굴 표정이 굉장히 굳어 있었습니다. 비장미도 있었고 격양된 모습이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국민들이 대통령 모습으로 제일 좋아하는 것은 위기에 있더라도 여유를 갖고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위로하는 모습이죠. 국민과 소통하고 유머감각이 있는 모습이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경직되게 말씀하실 필요가 있었나. 저는 이해가 안 되고 안타깝습니다.
▶표정이나 내용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저렇게까지 본인께서 하실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배경으로써 대통령 당선되면 불과 취임하기 2개월 사이에 정부부처를 바꾸려 하지 않습니까. 그게 지금 돌이켜보면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부서가 생기며 이전과 겹치기 때문에 다음에 들어오는 대통령이 다시 손대려고 하고. 이명박 정부가 세운 국토해양부와 같은 부처가 다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 자체가 무리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저렇게 까지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오죽하면 대통령이 나서서 저런 표정으로 비장미로 했겠느냐 하는 옹호론도 있습니다.
-야당이 협조를 전혀 안한다 라고 말하는데 사실 여야 간의 남아있는 쟁점은 큰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런 것이 이렇게 까지 가야만 되느냐.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생활을 다 국회에서 했기 때문에. 그래서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은 국회, 야당과 대화를 모색하지 않겠나 생각을 했었죠.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에 재정삭감으로 의회와 공화당을 맹렬하게 비난해서 공화당에서 자기 생각만 하고 우리 생각은 안 하냐 하는데. 정치인들은 다 비슷한 면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우려를 두는 시선이 있는데요.
-인사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죠. 대통령으로서는 그 시대에 요구되는 정책을 미는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개혁과정에 있지 않습니까. 취임 초기에 개혁하지 못하면 영원히 못합니다. 공약에서 약속한 복지는 소소해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개혁과 쇄신이 퇴색해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강경 드라이브를 고수한다면 또다시 박근혜 대통령이 오만이나 불통에 대한 비판을 또 듣게 될 수밖에 없을텐데요.
-이미 그런 이야기가 많이 있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라도 바꿔갔으면 합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유선방송이라던지 IPTV 정책소관문제인데. 이게 정말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해서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할 만한 사안인지, 또 그렇게 함으로써 새누리당도 대통령 뜻이 완고해서 여야 협상에서 할 일이 없다 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아요.
-기술적인 면에서 제가 특별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주요 선진국 정부 부서를 볼 때 이렇게 한 부서가 비대하게 큰 것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기 쉽습니다. 부처가 너무 크고 다른 업무가 너무 많고 그것을 끌고 가는 장관이 제대로 할 수 없고. 부처가 크면 그 부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션에 대해 소속원들이 잘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공룡부처라는 게 구태여 이 시점에 필요한지에 대해선 학자로서 의구심을 가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풀었으면 좋을까요? 조언을 해주신다면
-잘 모르겠어요. 여야 간의 첨예한 대치가 있고 국민들이 실망한 부분이 있으니까. 그 공백을 안철수 전 후보가 파고들지 않았습니까. 대선과 더불어 안철수 씨가 이제는 사라졌다고 이야기 했는데 다시 돌아왔습니다.
▶노원병에 출마한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진보정의당에서는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반발 할 만하죠. 어떻게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노회찬 유죄판결이 너무 실정법에 얽매인 판결 아니냐 라는 말이 있는데. 거기는 연고도 없는 곳이고 두 분 말대로 부산은 왜 안 가느냐 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겠죠. 안철수 현상은 공백이 생기는 거죠. 새누리당에선 지난 대선 끝나고 다시는 안철수 현상이 나와서는 안된다 라는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바로 여권이 만들어버렸어요. 안철수가 돌아왔어요. 돌아왔다기보다는 불러냈는데. 안철수 전 후보가 노원을 쉽게 생각한 것은 실수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여야가 안철수 전 교수를 불러일으키게 된 셈이 되는 거죠?
-공백을 만들어 준거죠.
▶이번에 돌아오면 안철수 현상이 부는 겁니까?
-이미 불지 않았나요. 취임하게 되면 대통령은 선거에서 찍은 사람과 안 찍었지만 잘했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70프로죠. 그러나 이번에는 거진 없지 않습니까. 그 공백을 파고 들어온 거죠.
▶이 교수님께서는 지금의 정치, 여야 대치, 정국난맥상이 안 교수를 다시 미국에서 불러냈다는 이야기신데요.
-그 순간을 포착하고. 그런 머리는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 틈새, 타이밍을 안 교수가 놓치지 않고 정확히 잡았다는 겁니까?
-안철수 전 후보가 국가를 이끌만한 비전이나 내공이나 철학이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책에 써놓은 걸 보면 장난 비슷한 것도 있고 내용도 얕죠. 이런 면에 대해선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한 언론사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안철수 전 교수가 만약 신당 창당을 하면 어떤 정당을 지지 할지에 대한 질문에 새누리당도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민주통합당은 아예 반 토막이 안 되는 수치가 나왔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세요?
-거기에 대해서 그걸 보면서 민주당이 다 끝나는 정당이라고 보는 건 절대 아닙니다. 여론조사를 하는 사람이 선택지가 있으면 변화를 요구하니까 안철수가 끼는 겁니다. 선거라는 실전에 임하면. 민주당도 정통과 뿌리가 있는 정당이니까. 승부에서 좌우하는 중간층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만약에 안 전 교수가 노원병이든 부산 영도든 어딘가에서 출마해서 당선이 되면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안철수 이 세분의 역학관계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알 수 없겠습니다만 일단 안철수 전 후보가 당선 되서 원내에 들어왔다고 해서. 부산의 어떤 의원이 가서 김무성 의원을 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과정에서 민주당에서 대거 탈당해서 가던가 그런 상황은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것이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서 위험도 될 수 있죠. 이제는 이미지가 아니라 실체를 보여줄 수가 있으니까 위험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요. 참여연대가 고발했습니다. 이 교수님도 예전에 4대강 관련해서 많은 비판을 하셨는데.
-사필귀정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진실은 항상 밝혀진다, 다만 시간은 조금 걸릴 수 있죠. 민간인 사찰 문제를 보면 사찰한 사람들이 사찰해서 보고서를 자기들만 봤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들어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자기들 보려고 그런 위험부담을 합니까. 검찰 수사가 미진 한거죠. 당시 특검과 국정조사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고. 4대강 문제는 이미 감사원에서 시작을 했고. 결국엔 그런 문제가 커질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끌고 가며 대처하느냐 하는 것도 앞으로 정국 발전에 큰 변수가 되겠죠.
▶퇴임하는 대통령이 비참한 상황이 되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보지 않았습니까? 재임기간 잘못이 있더라도 퇴임했으니까 덮어둘 수 없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의를 분명히 세워야 그 사회가 올바로 갑니다. 정의는 시효가 없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의사가 검찰에 전달되기는 어렵겠죠?
-제가 알 수 없습니다만 국민 일반 여론, 과거 정부를 비판적으로 보는 언론과 시민단체와 같은 감시세력이 있으니까 시간이 걸렸지만 진실이 드러나고 있으니까요.
▶김종훈 미래부장관 후보자가 오늘 아침 미국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처음부터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장관급을 임명할 것 같으면 그 사람이 후에 국가에 대해 얼마만큼 헌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있었겠냐 하는 문제도 있고. 한민족이지만 외국 시민권자 아닙니까. 예를 들어 이스라엘 같은 경우 미국인 학자가 주 유엔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되고 본국에서 외무장관을 했던 사람은 학자였습니다. 사업가, CEO같은 경우에는 관리자이기 때문에 정부 고위직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오너 비즈니스맨이죠. 그 사람들이 과연 정부 고위직을 할 수 있겠냐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비판적이고 부정적입니다.
▶지금까지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