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림남이 된 남편
홍천 오지에서 장수하며 68년째 부부로 사는 남편 박주환(98세) 씨와 아내 김원녀 (88세) 씨. 부부는 오지에서 농사를 지어 부모님 모시고 7남매까지 키우며 많은 고생을 했다. 그렇게 자식들을 키웠고 자식들이 밥벌이하며 제 살길을 찾아가면서부터 부부의 삶도 평온해졌다. 이제 노후만 편안하게 보내면 된다 싶었는데, 아내에게 문제가 생겨 버리고 말았다. 4년 전부터 아내가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살림이 쉽지 않게 되었다. 결국 이런 아내를 대신해 살림을 맡게 된 남편, 남편은 90을 넘긴 나이에 살림남이 되었다. 아내도 여전히 남편을 돕겠다고 나서지만 이젠 아내에게 맡기는 것이 더 손이 가는 상황, 살림남이 된 98세 남편은 혼자서 밥을 안치고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에 청소까지 하는 일상을 이어오고 있다. 아내가 평생 해왔던 일을 이제 도맡게 된 남편, 젊어서 못 도와준 미안함을 살림남이 되어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며 갚아가는 중이다.
# 불편하지만 평온한 오지의 삶
부부의 집은 홍천군에서도 오지 중 오지. 마을을 오가는 버스는 물론 택배조차 배달이 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읍내에 나갈 때면 희망 택시를 부르는데, 희망 택시는 버스비 정도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간만에 희망 택시를 타고 읍내에 나간 부부, 좋아하는 순댓국 한 그릇을 둘이 나눠 먹으며 모처럼 외식한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성격이 급한 남편과 걸음걸이가 늦은 아내는 오늘도 속도 차이로 큰 소리를 내고 만다.
집에 돌아오니 이장이 막내딸이 보내준 택배를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 난방 기름까지 살뜰히 살피며 부부의 일상을 챙긴다. 불편한 건 많아도 항상 함께 해주는 이웃이 있어 평온한 삶을 이어오고 있는 부부다. 이렇게 남편은 이곳에서의 삶이 여전히 좋은데 아내는 생각이 좀 다르다. 도시에 가서 사람 구경도 하고 따듯한 아들네들 집에도 가고 싶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 없는 일, 요즘 들어 부쩍 투덜대는 일이 많아진 아내다.
# 아들 집에 간 부부
살림남이 된 아버지 덕분에 덩달아 바빠진 이들이 있다. 바로 아들 4형제다. 깜빡깜빡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살림을 도맡고 있는 아버지가 걱정돼 4형제가 돌아가며 반찬을 해서 매주 부부의 집을 찾고 있다. 특히 올여름 무더위에 일하다 아버지가 쓰러진 적 있어 아들들의 걱정은 더해졌고, 결국 4형제가 돌아가며 매주 내려오는 걸로 방법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올겨울이 걱정이다. 올겨울이 유독 추울 거라는 기상 예보에 아들들은 부모님을
자신들 집으로 모시고 가려고 애를 쓰는 중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고집불통. 결국 동네 이장을 통해 부모님들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게 된다. 결국 집을 방문한 막내아들의 설득으로 집을 나서는 부부. 웬일로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남편이 아들을 따라나선다. 과연 부부는 아들네 집에서도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까?
<출연자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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