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살 아기와 슈퍼맨 아빠
아침마다 흐느껴 우는 아들을 달래며 하루를 시작하는 온유상(67) 씨. 지적장애와 당뇨, 희소난치질환인 ‘프라더-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들 동훈(36) 씨에겐 늘 아빠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올해로 36살 성인이지만 왜소한 체구에 2~3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어 의사소통도 쉽지 않은데요. 두 살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아들을 아빠는 마치 아기 다루듯 입히고 먹이고 씻기며 돌봅니다.
“항상 마음속으로 아이와의 이별을 준비했어요”
태어나 백일이 될 때까지 거의 움직이지 않아 부모의 애를 태웠다는 동훈 씨. 결국 여러 병원을 찾아간 끝에 희소질환인 프라더-윌리 증후군 진단을 받습니다. 아들이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의사의 말에 하늘을 원망하기도 수백 번. 하지만 수많은 훈련과 재활치료 끝에 10 살이 넘어서야 걸을 수 있었습니다. 동훈 씨가 근육이 거의 없는 휘어진 다리로 이만큼이나마 걸을 수 있었던 데는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는데요. 아들을 그토록 사랑했던 엄마는 21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빠는 오롯이 혼자 아픈 아들을 돌봐왔습니다.
”설상가상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은 아빠“
아내와의 사별 후, 바깥일에 집안일과 아이를 돌보는 것까지 1인 3역을 해내느라 정신없이 살았던 아빠. 하지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졌기 때문일까. 계속된 병원비와 사업실패로 경제사정은 바닥까지 곤두박질치고 맙니다. 게다가 아빠는 당뇨를 10년 이상, 고혈압을 20년 이상 앓고 있었는데요. 작년 이맘때쯤, 신장이 좋지 않다는 진단 이후, 다시 응급실로 실려가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게 됩니다. 투석을 받으면서 몸무게가 15kg 이상 빠지기도 했는데요. 아픈 몸으로 아들을 돌보는 이 상황이 버겁지만 아빠에게 더 중요한 건 아들의 건강입니다.
“병원만 안 갔으면 좋겠어요”
한 살 때 1형 당뇨 진단을 받은 아들을 위해 아빠는 오늘도 정성껏 식사를 준비합니다. 비싼 살코기대신 값싼 돼지 간을 구해 단백질을 보충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죽밖에 먹질 못하는데요. 이가 많이 빠져버려서 제대로 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투석 치료를 시작한 뒤엔 아예 입맛도 없습니다. 오직 아들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살아가는 아빠 유상 씨.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아들을 위해 꿋꿋하게 일어서는데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부자. 가족이 아프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부자의 사연이 소개됩니다.
사랑과 헌신으로 아들을 돌보는 아빠와
아빠의 손길이 늘 필요한 아기 같은 아들.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소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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