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지원 씨
1년 전, 아무런 연고가 없는 강원도 철원으로 귀농한 김기창(54) 씨. 초로기 치매로 여섯 살 아이가 된 아내, 염지원(54) 씨의 요양을 위해서다. IQ 150으로 누구보다 똑똑하고 당찼던 지원 씨는 한때 회사 대표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쉰이 되자마자 지원 씨가 초로기 치매 판정을 받으면서 단란한 일상이 무너졌다. 지원 씨가 서울에서 집을 못 찾아 헤매는 일이 늘자, 기창 씨는 사방이 탁 트인 철원에 터를 잡았다. 그리곤 하루하루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매일 웃게 만들고자 집안일은 물론, 농사와 품팔이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몸이 서너 개라도 부족한 상황인데도 아내를 향한 눈빛엔 항상 꿀이 가득한 기창 씨. 예전처럼 총명함이 빛나지 않아도 지원 씨는 여전히 귀엽고, 또 사랑스럽다.
# 아내가 아들을 잊을까 봐 두려운 남편
주말 아침, 부부를 찾아온 아들, 김남규(20세) 씨. 춘천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데 주말마다 주차장 관리하러 나가는 아빠 대신 엄마를 돌본다. 아들이 반찬을 만드는 동안, 그 곁을 자꾸 맴도는 지원 씨. 결혼 6년 만에 아이를 낳고, 남편이 질투할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몸이 아파도 아들을 향한 마음은 변함없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아들이 정리한 집안을 둘러보는 기창 씨. 사춘기 때 휴대전화를 끼고 사느라 아픈 엄마에게 소홀했던 아들이다. 그 때문에 속도 많이 끓였는데, 이젠 혼자서도 척척할 정도로 철이 들었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아내의 치매 진행 속도가 걱정스럽다. 최근엔 접점이 줄어들면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라, 혹여 아내가 아들을 잊게 될까 봐 두렵다. 아내가 먼저 잠이 들자, 기창 씨는 아들에게 엄마와 추억을 더 쌓았으면 좋겠다고 청한다.
# 농사보다 더 어려운 아내의 마음
다음날, 아침 일찍 기창 씨가 시장으로 향한다. 귀농 첫 농사로 옥수수를 심었다가 크게 망하고, 이웃들의 성화에 심었던 배추를 팔기 위해서다. 식당과 노점을 돌며 배추 판매에 나섰는데, 가져간 배추를 모두 팔고 농사 잘 지었다는 칭찬까지 들었다. 계획대로 술술 풀리자, 기분 좋은 기창 씨. 그날 오후엔 기창 씨가 일하는 역사문화공원에 모자가 왔다. 간밤 기창 씨의 청대로 아들이 엄마와 추억을 쌓으려고 온 것.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아내인데, 이번엔 또 얼마나 좋아할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아내가 공연을 보던 중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집으로 가버리는데..!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출연자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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