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바람, 더 나아질 거야
부모 입장에서 볼 때 잘되지 않아서 마음 쓰이는 자식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말합니다. 자녀 중에서 더 약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사용하는 표현인데요. 이번 소나무에서는 희귀난치병으로 인해 ‘아픈 손가락’이 된 은지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중증 희귀난치병으로 아기가 된 열한 살 은지”
신동식(44, 사르코이드증) 씨와 누엔티웃담(36) 씨 부부는 부산 남구의 한 주택에서 어린 삼 남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첫째 은지(11,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둘째 혜민(9), 그리고 올해 여름에 태어난 셋째 주환(생후 4개월)이까지 있어 집안은 항상 시끌벅적한데요. 겉으로는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사실 부부는 걱정과 근심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불행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느 아이처럼 평범하게 자라던 네 살 은지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이라는 중증 희귀난치병 진단을 받게 된 겁니다. 하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이 병을 받아들이기까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은지에게 수시로 뇌전증과 경련이 찾아오면서 아이의 지능이 12개월 영아 수준으로 퇴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은지는 다시 걸음마를 배워야 했고, 아프기 전엔 “엄마, 아빠”와 같은 단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지만, 지금은 간단한 말조차 하지 못합니다. 또 경련을 줄이기 위해 케톤식이요법을 시작하면서 한 달 생활비의 6~70%가 은지 식비에 쓰입니다. 한순간에 장애를 갖게 된 딸을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와 아빠. 하지만 이들은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한순간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언니가 괴롭힐 땐 싫은데, 아픈 걸 이해하니까 괜찮아요”
이렇듯 부모의 관심이 오롯이 첫째인 은지에게 향해 있는 사이, 둘째 혜민이는 마음의 키가 부쩍 자랐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교 숙제와 일기 쓰기도 마치고, 막냇동생 주환이 보는 일도 스스로 합니다. 그리고 언니가 자신이 읽던 책을 찢어도, 학교에 입고 갈 옷이랑 책가방을 빼앗아도 짜증 한번 내지 않는데요. 언니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파서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인내의 시간 속에서 꾸준히 마음을 다하는 건 동생 혜민이뿐만이 아닙니다. 순식간에 어린 아기가 되어버린 열한 딸을 위해 부모는 오늘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들이 가장 신경 쓰는 건 앞서 말한 은지의 식단인데요. 경련을 줄이기 위해 케톤식을 선택하면서 매 끼니 정해진 양과 까다로운 방법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서 먹여야 합니다.
“12년째 희귀병과 맞서 싸우는 아빠”
아픈 은지를 위해 누구보다 정성을 다하는 아빠 동식 씨. 그런데 사실 그도 ‘사르코이드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습니다. 현재 동식 씨의 폐 기능은 같은 나이 정상인의 60% 정도로 중등도의 폐 기능 저하 상태인데요. 주요 증상은 지속적인 기침과 호흡곤란이 오기 때문에 직장 생활도 할 수 없습니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 웃담 씨는 혹시라도 남편이 잘못될까 항상 노심초사 마음 졸이는데요. 만약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세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눈물짓는 웃담 씨. 그런 아내의 눈물을 바라보는 동식 씨는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런데도 이 가족이 힘든 오늘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더 나은 내일이 올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들이 바라는 희망은 오늘을 살아갈 용기가 되고, 그런 나날들이 쌓여 더 나은 삶이 될 텐데요. 서로를 위해 꿈꾸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가족에게 온기와 격려를 전해주세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오길 바라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