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지켜내는 소진 씨의 하루
누구보다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 한 엄마가 있습니다. 바로 엄마이자 딸인 최소진(54) 씨인데요. 소진 씨는 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8살 아들과 치매로 거동은 물론 의사소통마저 불가능한 80세 노모를 보살피며 살고 있습니다. 아들 루이민(8)은 970g의 극소 미숙아로 태어났는데요. 숱한 고비를 넘어 잘 자라준 기특한 아들이지만, 발달 장애인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늘 안타까움으로 가득합니다. 아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치료와 재활에 힘썼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와도 같은 자폐 치료.. 그럼에도 소진 씨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요. 막대한 병원비를 홀로 감당하다 보니 그 결과, 빚이라는 무거운 짐만이 남아버렸습니다. 자식에게 좋다는 건 다 해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라 소진 씨는 아이의 치료를 포기할 수 없는데요. 늘어나는 빚과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소진 씨는 부족한 자신 때문에 아이에게 충분한 치료를 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눈앞에서 엄마를 놓칠 거 같아서 일단 최선을 다하려고요”
소진 씨가 돌봐야 할 가족은 아들만이 아닌데요. 어머니인 순옥(80) 씨는 중증 치매로 인해 소진 씨의 도움에만 의존해야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혼자 생활할 수 있었던 어머니였지만 현재는 거동은 물론, 의사소통조차 되지 않는데요. 아이 아빠가 떠나고 미혼모라는 길을 선택한 소진 씨, 그 결정에 유일하게 힘이 되어준 어머니였기에 엄마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는 죄책감이 늘 소진 씨의 마음을 짓누릅니다. 더욱이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있어 순옥 씨의 몸에는 욕창마저 생겨버렸는데요. 매일 어머니의 몸을 뒤집어주며 욕창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상처를 소독하지만, 순옥 씨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소진 씨의 마음은 무너지는데요. 엄마와 있을 수 있는 시간을 혹여 놓칠까 늘 최선을 다하려는 소진 씨는 매일 밤 어머니 곁을 지키며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립니다.
“제가 바라는 건 하루하루 건강하게 먹고, 자고 큰일 없이 지내는 거예요
우리 가족이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게 소원이에요”
매일같이 이어지는 끝없는 돌봄에 소진 씨는 속절없이 지쳐만 갑니다. 밤낮없이 아들과 어머니를 챙기는 것은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일인데요. 홀로 가족을 지켜야 하기에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공공요금은 물론 아이 재활치료비마저 밀려 하루하루 걱정 근심만 쌓여가는 상황에서도 가족을 위해 몸 사리지 않는 소진 씨. 때로는 무력해지고 작은 희망마저 흔들리지만, 소진 씨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기에, 그 두 사람이 삶의 이유이자, 전부이기 때문인데요. 어두운 터널과 같은 현실 속에서도 언젠가 사랑하는 아들과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기에... 조금이라도 나아질 내일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희망을 다짐하는 소진 씨의 앞날은 언제쯤 밝게 빛날 수 있을까요?
눈물로 가족을 지키는
엄마이자 딸인 소진 씨의 간절한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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