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전부인 부부의 마지막 소원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살아온 남편 위재(68) 씨와 아내 영순(62) 씨. 하지만 3년 전, 아내 영순 씨가 췌장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 그들의 일상은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최근 낡고 오래된 집에 물이 새고 벌레가 생기면서 영순 씨는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요. 아픈 아내를 집에서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남편인 위재 씨의 건강도 좋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내가 떠난 후, 위재 씨는 아내의 병원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하루도 빠짐없이 밖으로 나가 폐지를 줍는데요.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기본적인 생계비조차도 위재 씨에게는 큰 부담이었기에 매달 납부해야 하는 병원비는 점점 무겁게 다가옵니다. 뇌전증으로 인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위재 씨는 한여름에도 쉬지 않고 폐지 수거 일을 해야 하는데요.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커다란 리어카를 미는 것은 늘 버거운 일임에도 위재 씨가 쉽게 지칠 수 없는 이유는 오직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입니다.
“아내가 안 아프면 좋겠어요
그런데 췌장암이 (간까지) 전이됐다고 하니까 제 마음이 너무 안 좋죠”
위재 씨가 홀로 남겨진 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열악해졌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낡은 집은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여 천장에서는 비가 새는데요. 심지어 바퀴벌레까지 나오기 시작하지만, 위재 씨는 집을 수리할 여력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폐지를 줍는 것으로 겨우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에 수리는커녕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버겁기만 한건데요. 집 안 곳곳에 쌓인 먼지와 지저분한 물건들이 쌓여가는 집안은 청소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로 점점 더 어지러워져 가고 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라, 깨끗하지 않은 집으로는 아내를 데리고 올 수 없는데요. 집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선 낡은 집의 수리가 필수적이지만, 흐른 세월만큼 수리해야 하는 부분도 많기에 늘 뒤로 미뤄두기만 합니다. 그럴수록 위재 씨의 마음은 더욱 무겁게 짓눌려지는데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아내를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요양병원을 찾아가는 위재 씨.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힘겹게 폐지를 주우면서도, 아내와의 소중한 시간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건데요. 더욱이 아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에 아내와 만나는 이 시간만큼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럴 때면 영순 씨는 성치 않은 몸으로 자신을 보러 먼 곳까지 발걸음하는 남편이 참 고맙고 미안한데요. 갈수록 야위어가는 아내를 볼 때마다 애가 타는 위재 씨. 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아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사들고, 좋아할 아내의 모습을 그리며 위재 씨는 행복하게 웃습니다.
“아내하고 둘이 서로 도와가면서 오순도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녹록지 않은 현실이지만, 서로가 삶의 전부이기에 두 사람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아내의 암이 이미 간까지 전이되었기 때문에 위재 씨의 소망은 그저 아내의 남은 일생 동안 함께 지내는 것. 그 하나뿐인데요. 영순 씨가 다시 건강을 회복하길, 깨끗해진 집으로 돌아와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그날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시린 아픔 속에서 피워낸 육십 대 노부부의 사랑. 하루하루 줄어만 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한 부부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일상을 되찾을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요. 할 수 있다면 단 하루라도 아내와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위재 씨. 그의 간절한 소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소중한 아내를 위해 구슬땀 흘리는 뇌전증 남편과
그런 남편이 미안하고 고마운 시한부 아내,
서로가 서로의 전부인 이들의 마지막 소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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