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엄마와 삼 남매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세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어버린 엄마 영은(40) 씨. 더군다나 남편이 남기고 간 어마어마한 빚은 영은 씨의 일상을 무너트려 버렸습니다. 낮에는 일터에서, 밤에는 집안일과 아이들 돌봄으로 영은 씨의 하루는 쉴 틈 없이 흘러가는데요. 자신의 삶보다 세 아이의 미래가 더 소중할 수 밖에 없는 엄마라는 무게 때문에 무리한 탓일까요? 어느 순간부터 영은 씨를 괴롭히던 허리와 어깨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이제는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시술을 받았지만, 그마저도 상당한 비용 탓에 주변에서 급하게 돈을 빌려 시술을 진행했는데요. 아직도 그때 빌린 돈을 갚고 있기에 긴급하게 병원 검사와 치료가 절박한 상황임에도 영은 씨는 지금껏 시술을 미뤄왔습니다. 한동안 진통제로 고통을 억눌러봤지만 더이상 참을 수도 없이 심각해진 통증.. 하지만 영은 씨는 자신의 건강보다 병원비를 더욱 걱정하는데요. 홀로 세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형편이기에, 영은 씨는 오늘도 홀로 고통을 삼키기만 합니다.
“아이들 보면 늘 미안해요
(아이들을) 잘 못 챙겨준 것 같아서 항상 미안해요”
영은 씨에게는 세 아이가 자신의 전부이자, 가장 큰 기쁨인데요. 누구보다 다정했던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자 늘 애를 쓰지만, 쉽게 채워지지 않는 그 빈자리에 좌절하기도 수백 번...
아이들이 커갈수록 해주고 싶은 것은 천지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계속해서 겹쳐오는 악재에 영은 씨의 몸과 마음은 이미 망신창이인데요. 그럼에도 영은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나갑니다. 오래 서 있기도 힘든 몸이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몸이 부서질 듯 아프더라도 일을 쉴 수 없는데요. 끊어질 듯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일을 하는 영은 씨. 참기 힘든 고통이 올 때면 주저앉아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 유일한 해결방법인데요. 아직 해준 것보다 해주지 못한 게 더 많은 어린 삼 남매는 엄마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 자신이 싫죠 그만큼 제가 아이들을 못 챙긴 거니까요
그냥 아이들과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런 엄마 영은 씨에게 첫째 딸인 9살 주은이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맏이이자 버팀목인데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누구보다 힘들 엄마를 대신해 알아서 동생들을 돌보는 것은 기본, 간단한 집안일을 하며 엄마의 힘든 일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한창 뛰어놀 어린 나이에 무거운 짐을 나누어 준 것 같아 첫째 딸 주은이를 보면 늘 안타깝고 가슴이 시린 엄마 영은 씨. 누구보다 가정적이고 좋은 가장이었던 아빠가 세상을 떠난 것에 충격을 받아 한동안 함묵증까지 찾아왔던 아이이기에 더 가슴이 아프기만 합니다. 둘째는 몇 달 전부터 감정 기복이 커지며, 돌발 행동이 잦아졌는데요. 유독 아빠와 친했던 둘째이기에, 아이가 지금껏 상처를 숨긴 건 아닌지 그리고 그 상처가 곪아 이제야 새어 나온 것은 아닌지.. 엄마 영은 씨는 어린 나이에 상처받았을 아이들이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가진 건 많지 않아도 아이들의 마음만큼은 넉넉하게 채워주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건 아닌지 아이들에게는 늘 못난 엄마라는 생각에 늘 미안한 마음이라는 영은 씨. 그런 영은 씨는 그저 건강을 다시 회복해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강한 엄마가 되기를, 그래서 아이들을 더 건강하고 밝게 키울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데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시린 날들을 견디는 어린 삼 남매와 엄마.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의 마지막 희망은 언제쯤 그 싹을 틔울 수 있을까요?
세 아이를 지키기 위해 현실과 싸우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인 삼 남매,
암담한 상황 속에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엄마와 삼 남매의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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