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온 슈퍼우먼, 람풍 씨
한우의 고장인 강원 횡성에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똑순이 아내 판 티 람풍(40세) 씨와 소처럼 우직한 남편 장정현(62세) 씨가 산다. 20년 전, 베트남으로 놀러 온 남편과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 국경과 나이 차를 극복하고 한국행을 선택한 람풍 씨. 한 번도 가족 곁을 떠나본 적 없었기에 언어장벽과 세대 차이로 인해 홀로 집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녀. 하지만 두 아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남편의 무심한 듯 다정한 배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슬기롭게 한국살이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렇게 한국에 정착해 천생 농사꾼 남편을 따라 축사와 농사일, 살림까지 하는 천하무적 람풍 씨. 작년 12월부터는 작은아들 장명구(36세) 씨가 한집살이를 시작하면서 손주들의 육아와 집안의 제사까지 홀로 해내고 있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 하지만 특유의 미소로,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위대한 슈퍼우먼이다.
# ‘종합병원’ 남편을 위해 여장부가 된 사연은?
베트남 남부지방 ‘껀터’ 출신인 람풍 씨. 가난한 집에서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일찍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기 위해 생계에 뛰어들었다. 늘 자신보다 가족이 먼저였던 그녀. 운명처럼 만난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올 때만 해도 더 나은 삶을 기대했다. 그러나 각종 질환과 여러 수술을 한 탓에 몸이 아픈 남편 대신 자연스레 크고 작은 일을 도맡다 보니 자연스레 여장부가 됐다.
남편이 트랙터로 밭을 갈아주면 무거운 비료를 척척 옮기고, 돌을 옮기는 힘든 일을 자처하는 아내. 고된 일이지만 7년 전,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 수시로 병원을 찾고 약을 달고 사는 남편이 걱정되어 솔선수범하는 중이다. 그런 아내를 만나 다시 웃음을 되찾은 정현 씨. 20년 전,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사별하고 깊은 슬픔에 방황했다. 그러다 우연히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그의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람풍 씨. 밝은 미소로 슬픔에 빠진 가족에게 빛이 되어준 아내 덕분에 웃을 날도 많아져 언제나 아내에게 고마운 남편이다.
# 일을 똑바로 시켜야지! vs 나만 너무 바빠!
이른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람풍 씨. 오늘은 계절 근로자로 한국을 찾는 베트남 가족이 오는 날이다. 오랜만에 가족과의 재회에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을 고생시키는 것만 같아 미안하다. 다음날, 본격적으로 베트남 가족과 일하는 람풍 씨. 양상추밭에 농약을 쳐야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남편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남편은 느릿느릿 일을 돕고 잦은 실수를 연발하고 자꾸만 속이 터지는 람풍 씨다.
다음 날, 본격적으로 봄 농사를 시작하는 부부와 베트남 가족. 산비탈에 있는 고추밭을 트랙터로 갈다 무리한 남편은 통증을 못 참고 돌을 골라내라고 말한 뒤 한의원으로 향한다. 어느새 시킨 일을 끝내고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람풍 씨. 결국 빨리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옥수수를 심으라고 지시하고 손주들을 데리러 떠나는데. 때마침 밭에 돌아온 남편은 고추밭에 옥수수를 심고 있는 가족을 발견하는데. 아무리 만류해 봐도 말이 통하지 않아 결국 집에 오자마자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는 남편. 람풍 씨 역시 그간 참아왔던 속내를 드러내는데... 과연 부부는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