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아! 엄마가 지켜줄게
눈물이 멈추지 않는 나날, 그 속에서 유일한 희망인 아들을 보며 버티는 엄마가 있습니다. 바로 지현 씨(46)인데요. 외도로 떠난 남편 때문에 홀로 남은 기분이 들 때마다 지현 씨는 아들 지훈이(8)를 생각하며 어려움 가득한 날들을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지훈이의 아픔을 생각하면 지현 씨는 마냥 웃을 수가 없는데요.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고, 치료를 해도 완전하게 낫지 않아 지현 씨가 돌봐 줘야 합니다. 지훈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지현 씨지만, 아픈 지훈이가 온전하게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을 떠올릴 때마다 지현 씨는 더 잘해 주지 못해 늘 미안합니다.
"모든 게 다 제 탓인 것만 같아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지훈이는 운동신경에 관한 뇌세포가 죽어 있어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계단을 오가는 데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고, 학교에서는 휠체어가 필요한데요. 까치발조차 지훈이에게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지훈이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엄마와 함께 재활치료를 받으러 갑니다. 그러나 치료를 지속해도 지훈이가 완전하게 나을 수 있을지는 확실할 수 없습니다. 점점 굳어가는 발목 때문에 제대로 딛고 서는 것 조차 힘든 상황인데다, 자칫 잘못하면 큰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제 지원이 끊길지 모르는 절망스런 상황에서도 늘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는 하루하루 걱정, 근심 끊일 날이 없습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지훈이는 지금껏 또래 아이들처럼 뭐 하나 사달라고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그저 엄마와 함께하면 좋다며 밝게 웃습니다. 엄마는 그런 지훈이가 일찍 철이 든 것만 같아 속이 쓰리지만, 그래도 천사 같은 밝은 미소를 보며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엄마로서 열심히 살면서 지훈이와 함께 웃고 싶어요."
지훈이를 임신했을 때, 지현 씨는 만삭의 몸으로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그 때문에 양수가 터져 급하게 출산하게 되면서 위험한 순간을 몇 번이나 넘겨야 했는데요. 짧은 간격으로 잦게 찾아온 아이의 심정지, 다행히 위급한 순간은 간신히 넘겼지만, 그 때문에 지훈이가 뇌병변으로 고생하는 것 같아 늘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이후 무책임한 남편이 곁을 떠나고 믿었던 지인에게 사기까지 당하며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 엄마. 그런 막막한 어둠 속에서 지현 씨를 다시 살게 한 힘은 바로 지훈이였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것도 언제나 밝은 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지훈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고 싶지만, 빠듯한 형편 탓에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점점 발목이 굳어가는 지훈이와 모든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엄마 지현 씨. 언제쯤 하나뿐인 아들과 함께 밝게 웃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