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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경기도 포천시의 진산이라고 불리는 왕방산 중턱에는 골동품 애호가 아버지 최종설(61) 씨와 아버지 때문에 돌부처가 된 아들 최정훈(34) 씨의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다. 20년 전, 종설 씨와 어머니가 손수 갈고 닦으며 심은 다양한 나무와 꽃, 그리고 종설 씨가 전국을 순회하며 수집한 다듬잇돌, 문인석, 항아리 등 수만 개의 골동품이 가득한 약 2만 평의 수목원 겸 캠핑장이 완성됐다. 처음에는 수목원이었지만, 훗날 자신의 뒤를 이을 외동아들 정훈 씨를 위해 높은 수입을 위해 캠핑장을 겸하기로 다짐한 종설 씨. 가족의 땀과 노력, 약 100억 원을 투자한 이곳에 10년 전, 정훈 씨가 아버지의 제안을 받고 캠핑장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룬 종설 씨다.
1년 365일 성수기인 캠핑장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밤새 순찰을 도는 종설 씨와 언제나 매점을 지키는 아내 임찬미(60) 씨. 밤늦게 혹여나 있을 안전사고를 대비해 캠핑장을 지키고 있다 보니 매점 2층에서 생활한 나날도 벌써 여러 해. 그러다 보니 이제는 집보다는 캠핑장이 제2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반면에 캠핑장을 사업장이라고 여기는 정훈 씨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일과가 끝나면 아무도 없는 본가로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매표소로 출근하자마자 바쁜 하루를 보내는 정훈 씨는 한 번도 편하게 쉬어본 적이 없다. 예약 손님 관리, 각종 쓰레기 정리, 시설 관리까지 캠핑장의 중심에는 언제나 정훈 씨가 있다.
# 꿈 많은 아버지 때문에 졸지에 일부자가 된 정훈 씨
매일 아침 8시 정각이 되면 출근하는 정훈 씨.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이곳에 정착한 지 10년. 당시만 해도 오랜 취업 준비를 끝내고 대기업 정직원으로 발탁돼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 당일, 본격적으로 같이 일해보자는 아버지의 SOS를 받고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정훈 씨는 결국 편하게 관리만 하면 된다는 아버지의 솔깃한 제안으로 캠핑장에 정착하게 됐다.
그러나 10년 동안 일만 벌이는 아버지의 뒷수습을 하느라 쉬기는커녕 초과 근무를 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는데. 더군다나 많아도 너무 많은 골동품이 점점 더 많아질수록 자신의 할 일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한숨만 내쉴 뿐이다. 조금은 편하게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자꾸만 더 많은 일을 시키는 아버지 때문에 10년 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정훈 씨다.
#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 vs 저는 더 이상 못 해요!
매달 말일이면 당월 정산서를 작성해서 아버지에게 캠핑장의 상황을 보고하는 정훈 씨. 부지런히 11월 정산을 위해 그간 내역들을 살펴보던 중 최근 아버지가 구매한 물건의 가격을 보고 미간을 찌푸린다. 남은 수입으로는 자신의 월급도 챙겨갈 수 없는 처지가 된 정훈 씨다. 조금이라도 수입이 나오려고 하면 자꾸만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아버지 때문에 결국 제자리인데. 특히 10년 전부터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전반적인 업무를 도맡게 된 정훈 씨는 자꾸만 일을 벌이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는데.
결국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아버지가 계시는 건물로 찾아간다. 정산서를 내밀며 더 이상의 소비는 안 된다고 말해보지만 정작 아버지는 대뜸 수입을 위해 펜션 사업을 시작해보자고 제안한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정훈 씨는 더 이상 못 한다며 자리를 떠나고 종설 씨는 그런 아들이 서운하기만 한데.. 자연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달리 도시의 삶을 원하는 정훈 씨, 과연 부자는 단단한 입장차이를 좁힐 수 있을까?
<출연자 연락처>
최종설(아버지) 010-9959-5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