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걷는 길
천장이 내려앉고 외벽에 금이 간 낡은 집. 위태로운 이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녀가 있습니다. 바로 백순옥(61) 씨와 김은별(33) 씨인데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은별 씨는 고도 근시로 인해 물건 정리에도 한참이 걸립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꼼꼼히,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해내는데요. 곁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일을 해야 한다”라고 엄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딸을 위해 불편한 손으로 반찬을 만들어놓는 엄마 순옥 씨 덕분입니다.
“피곤해도 열심히 해야죠”
3년 전, 유전으로 인한 망막 박리로 수정체를 빼는 수술까지 받았던 은별 씨.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눈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작은 글자를 보려면 물건을 코앞에 갖다 대야 하는데요. 이러한 상황 탓에 같은 작업도 남들보다 배로 시간이 걸리지만 은별 씨는 불평 한 번 하지 않습니다. 은별 씨에게는 엄마 순옥 씨를 큰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하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직원을 대신해 추가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은별 씨이지만 현재 기초 생활 수급비와 아르바이트 월급만으로는 큰 병원은커녕 모녀의 생활비조차 빠듯합니다.
“우리 딸이 제일 대견해요”
엄마 순옥 씨는 현재 2년 전, 넘어지면서 다친 손목뼈가 뒤틀린 상태. 가벼운 물건을 쥐는 것도 힘든 상황이지만 딸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자신은 이가 빠져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하지 못하면서 온통 딸, 은별 씨 걱정뿐입니다. 아침을 거르겠다는 은별 씨를 설득해 겨우 식탁에 앉혀 밥 한술이나마 먹게 하는데요, 어릴 적 사고로 생긴 언어 장애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어렵지만 은별 씨에게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열심인 열혈 엄마입니다.
“솔직히 이사를 가고 싶죠”
현재 두 모녀가 살고 있는 집은 오랜 세월의 풍파에 낡고 허물어 손볼 곳이 많습니다. 외벽은 금이 갔고 거실의 천장은 내려앉은 오래된 집. 순옥 씨가 딸을 위해 요리를 하는 부엌도 벽지가 다 뜯어진 지 오래입니다. 모녀가 나서 벽지를 다시 붙여보려 하지만, 곰팡이가 가득한 벽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언제 깨졌는지 모를 금이 간 창문은 바람이 불기라도 하면 행여 깨지진 않을까 겁부터 난다는데요. 엄마, 순옥 씨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새 보금자를 마련하고 싶은데 치료비조차 빠듯한 형편에 발만 동동 구를 뿐입니다.
하나뿐인 딸이 걱정인 순옥 씨와
엄마를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은별 씨,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가는 모녀 이야기를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