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집 노부부의 희망 한 컷
낡은 컨테이너 집, 이곳에 40년째 오순도순 살고 있는 노부부가 있습니다. 바로 이재숙(70), 이항주(67) 씨 부부입니다. 남편 항주 씨는 작년 7월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고 여전히 투병 중입니다. 그런 항주 씨를 돌보는 아내 재숙 씨 또한 허리 통증에, 만성 중이염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소통이 어렵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컨테이너 집 또한 여기저기 말썽입니다. 싱크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하고 고무 대야에 접시를 보관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부는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내가 어떻게 달걀을 먹어요 남편부터 챙겨야죠”
재숙 씨는 매일 달걀부침을 만듭니다. 전립선암 투병 중인 남편 항주 씨에게 반찬으로 주기 위해서인데요. 텔레비전에서 암 환자에게 달걀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매 끼니 챙겨주고 있습니다. 기초 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으로 살아가는 재숙 씨 부부에게는 달걀 한 판 값도 큰 지출이지만 그래도 달걀부침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재숙 씨 또한 당뇨로 치아가 빠지고, 시력이 저하되는 등 영양 섭취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달걀은 항주 씨가 더 먹어야 한다며 항상 양보합니다. 그러면서도 항주 씨에게 다른 좋은 음식을 해주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리는지, 식사하는 항주 씨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괜찮아요 이것도 감사하죠”
약 40여 년을 지낸 컨테이너 집. 부부와 함께 지낸 세월을 증명이라도 하듯 곳곳이 말썽입니다. 싱크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해야 하고 수납공간도 마땅치 않아 가방과 고무대야에 옷과 그릇들을 보관해야 합니다. 식사를 하다가도 쥐와 뱀이 튀어나오는 등 위생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인데요. 암 투병 중인 항주 씨에게는 더더욱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부부는 그저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냥 둘이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죽을 때까지.”
재숙 씨는 난청이 심하여 확성기에 대고 소리를 질러야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늘 남편 항주 씨 걱정뿐인데요. 항주 씨만 건강하면 더 이상 소원이 없다는 재숙 씨. 그녀의 유일한 행복은 항주 씨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것입니다. 집안 곳곳에는 재숙 씨가 직접 찍은 부부의 사진들이 가득한데요. 지치고 힘들 때마다 부부는 나란히 앉아 사진들을 바라봅니다. 잠시나마 행복했던 그때 그 순간들을 추억하며, 또다시 힘든 길을 헤쳐 나갈 힘을 얻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재숙 씨와
항상 재숙 씨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항주 씨,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노부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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