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 따는 아내와 누에 치는 남편
전라북도 부안에 자리 잡은 한 농장.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까맣게 익어가는 오디를 수확하는 두 사람은, 강금자(63), 장동의(57) 부부이다. 지난해보다는 수확량이 적다고 하지만, 두 사람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따도 끝이 없을 만큼 제철을 맞았다. 하지만, 오디를 따다가 자꾸만 사라지는 남편! 알고 보니, 한창 먹성 좋은 누에에게 뽕잎을 주러 간 것이다. 처음에는 깨알만 하던 것들이 우렁우렁 뽕잎을 먹고 자라서, 요즘에는 하루 1톤의 뽕잎을 먹어대니, 남편 장동의 씨는 누에 먹이를 대느라 오디는 쳐다 볼 시간도 없다. 그러니, 속이 터지는 아내. 다 익어서 떨어져버리는 오디들을 보면, 아까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지만, 남편은 누에타령이고, 혼자서 넓은 뽕나무 밭을 다니며 오디를 따려니, 남편이 미워져서 하루 종일 잔소리만 나온다.
# 일 벌리기 선수 남편, 뒤치다꺼리 전문 아내
일도 못하면서 일 벌리는 데에는 소질이 있는 남편 장동의 씨. 오디 농사와 누에치는 일만 해도 벅찬데, 또 사고를 쳤다, 절임 배추를 팔아보겠다고 공장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그 많은 배추는 누가 키우고 절이는 일은 누가 한단 말인가~ 다 일 잘하는 아내의 몫이 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니 속이 답답해져오는 금자 씨. 안 그래도 남편이 미워 죽겠는데, 이번에는 오디 먹인 닭을 키워 보겠다며 농장에 닭을 풀어 놓아서 닭들이 오디를 다 쪼아 먹고 있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내. 마침내 오디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집을 나가 버리고 만다. 몸이 아픈 남편의 고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 내려온 금자 씨. 아무런 준비나 공부도 없이 사과농사를 지었다가 판로를 찾지 못해서 엄청난 손해를 보고, 다시 오디 농사에 도전해서 지난해 첫 결실을 얻었다. 이제 겨우 오디 농사로 일어서나 했더니 자꾸 딴 일을 벌이는 남편. 금자 씨는 힘들게 일궈 놓은 농사가 허사로 돌아갈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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