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명단, 일명 의료계 블랙리스트 를 작성하고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증거인멸 가능성을 이유로 어제(21일) 구속됐습니다.
MBN 취재결과 포렌식을 못하도록 자신의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복수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손성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외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법원 문을 나섭니다.
일명 의료계 블랙리스트 를 만들어 텔레그램과 의사와 의대생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정 모 씨입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사직 전공의
- "(블랙리스트 왜 작성하신 거예요?)
= "…."
- "(리스트에 올라간 의사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은 없으신가요?)"
= "…."
법원은 어제(20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게시한 사람이 구속된 건 처음입니다.
MBN 취재결과, 정 씨는 경찰 수사에 대비해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완전히 지워 복구가 불가능하게 하는 안티 포렌식 프로그램 을 PC에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복수의 휴대전화로 작성자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여러 계정을 만들어 블랙리스트를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에 혼선을 주려던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또, 암호화 보안 이메일인 프로톤메일 을 이용해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신상 정보를 제보받은 것도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어제 영장심사에서 프로톤메일 사용으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거듭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 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씨는 구속됐지만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이트는 오늘도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추가 업데이트는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지만, 경찰은 관련자 1명을 추적 중입니다.
한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구속된 정 씨를 면담한 뒤 "정부가 의사들 사이를 다 결딴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뉴스 손성민입니다. [son.seongmin@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김지예,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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