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기후위기가 바꾼 먹거리 지도, 세 번째 순서로 우리와 비슷한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을 취재했습니다.
일본은 오징어가 사라진 자리에 난류성 어종을 채우고, 귤을 키우던 지역에선 아열대에서 자라는 아보카도를 키운다고 하는데요.
이혁근 기자가 일본 현지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일본 요코하마시의 한 수산시장입니다.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하지만, 소비량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오징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일본 수산시장 상인
- "요새 오징어가 많이 없나요?"
- "그렇죠. 요즘 바다가 따뜻해져서 오징어가 몹시 줄었어요."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10년 전만 해도 한국과 일본 모두 오징어가 한해 15만 톤 이상 잡혔지만, 근래 일본에선 한해 3만 톤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온이 오르면서 오징어가 어장에 도착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오징어가 사라진 어장은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점령하고 있습니다.
위도가 가장 높은 훗카이도 지방의 방어 어획량은 지난 10년 새 6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 인터뷰 : 쿠라시마 / 일본 수산자원연구소 박사
- "기후가 따뜻해지면 방어의 분포영역이 넓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분포가 늘어나는 건 수온을 포함한 환경요인이 크다고…."
농산물 재배환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관측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낸 일본은 쌀 품질이 떨어지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그러자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쌀이나 곡물 품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오히려 이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스즈키하시 / 일본 농림수산성 지구환경대책실장
- "기온이 올라가면서 에히메현에서는 아보카도를 심어서 지역 브랜드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원래는 귤이 꽤 많이 생산되던 곳이었어요."
실제 일본이 지난해 내놓은 기후변화 대응책을 보면 아열대 작물 아보카도 재배를 늘리고, 방어 가공품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일본 도쿄)
- "한국과 일본은 위치상 기후위기의 영향이 비슷해 우리 정부가 일본이 내놓는 대책도 눈여겨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본 도쿄에서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유영모 김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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