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옮 실패 시 전액 환불
무슨 말이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 많겠지만 K팝 팬들에겐 꽤 익숙한 용어입니다.
지난 주말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투어 피날레 공연처럼 요즘 아이돌 콘서트는 암표를 막기 위해 내가 내 명의로 산 표 임을 증명해야 입장할 수 있는데
암표를 산 이들이 원래 구매자인 것처럼 조작해 주는 아옮(아이디 옮기기) 가 성행하자 생겨난 신조어거든요.
가수 임영웅의 전국 투어 서울공연 예매만 봐도 단 1분 만에 전석 매진된 이후 원래 1장에 12만 1천 원~16만 5천 원인 티켓을 최대 60만 원에, 심지어는 VIP석 2장을 150만 원에 판매하겠다는 사례도 나올 정도로 암표가 기승인데…
왜 이런 걸 못 잡아 내는 걸까요.
암표상들이 똑똑해서일까요.
법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암표 매매를 막는 경범죄 처벌법은 1973년, 50 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흥행장, 경기장, 나루터 등 정하여진 요금을 받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고 돼 있습니다.
법 조문에 지금은 거의 쓰이지도 않는 나루터 가 나올 정도로 옛날 옛적에 만들어진 법이라는 거죠.
암표 거래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시대가 된 지 언젠데 나루터 운운하며 이렇게 오프라인만 규제하고 있으니, 이 허점을 타고 암표 시장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나마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암표 장사를 하면 처벌한다는 법이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고 하지만, 공연 업계에선 그게 매크로로 얻은 표인지 어떻게 확인하냐는 말이 나옵니다.
틀린 말도 아니지요.
미국은 연방법률에 따라 매크로 이용 불법행위 사업자에 대해 주정부가 직접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대만은 지난 3월 블랙핑크 월드투어 암표 가격이 정가의 45배인 1천700만 원을 호가하자 암표 판매에 최대 50배의 벌금을 부과한다는데
유난히 규제가 많아 규제 공화국 이라고까지 불리는 한국이 왜 이 암표에 대해서만큼은 규제는커녕 손을 놓고 있는 걸까요.
굳이 선택적 규제를 하시려거든 방향을 좀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규제를 풀어야할 곳은 안 풀고
규제를 해야할 곳은 놔두고
규제는, 법은 도대체 왜 있는 겁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활개치는 온라인 암표 거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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