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그럼 이번 사건 개요와 군 당국 조치, 과거 사례까지 국방부 출입하는 권용범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 질문 1 】
권 기자, 이번 사건 보며 아들, 손자 보냈거나 보낼 어르신들 걱정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대체 무슨 있었는지 자세히 정리해주세요.
【 기자 】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어제 오전 9시 50분쯤 세종에 주둔하는 육군 32사단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훈련병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폭발했는데요.
수류탄의 구조부터 알아야 이해하기 쉬운데요.
수류탄이 폭발하려면 먼저 안전핀을 뽑고 안전손잡이까지 놓아야 합니다.
안전핀이 뽑힌 상태에서 수류탄을 던지면 안전손잡이를 자연스럽게 놓게 되고 4~5초 뒤에 수류탄이 터지는 건데요.
당시 훈련병은 안전핀을 뽑고도 수류탄을 던지지 않았고, 이를 본 교관이 조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겁니다.
수류탄 훈련을 할 때 통상 시멘트로 앞면과 좌우가 둘러싸인 호 안에 들어가서 수류탄을 던지는데요.
수류탄을 놓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호 밖으로 뛰쳐나가 엎드리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대처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잠깐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건데 훈련병이 부주의했던 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실전용 수류탄 던지기 전에 많은 훈련을 하지 않습니까?
【 기자 】
맞습니다. 수류탄 살상력이 막강하잖아요.
긴장하거나 얼떨결에 아귀의 힘이 풀리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리 연습용 수류탄으로 충분히 연습한 뒤 실전용 수류탄을 던집니다.
훈련병이 못 하겠다 고 하거나 상태가 안 좋으면 열외를 시켜주기도 하고요.
앵커는 수류탄 훈련, 해보셨나요?
요즘 수류탄 훈련을 할 때는 과거와 달리 방탄헬멧과 방탄복 모두 착용하는데요.
이번 사고 당시에도 훈련병과 교관 모두 이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 질문 3 】
안전한 과정을 거치고 장비도 착용한다는 건데 예전과 많이 달라지긴 했군요.
아무튼, 이 훈련병, 입대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더욱 안타까움이 큰 것 같습니다.
【 기자 】
수류탄 훈련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는 훈련이라서 신병교육대 훈련 후반부에 수류탄 훈련을 진행합니다.
통상 전체 6주의 훈련 기간 중 4~5주차에 진행되는데요.
숨진 훈련병과 이를 목격한 훈련병들까지 다음 주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을 앞둔 상태였습니다.
【 질문 4 】
충분히 다른 교육을 마치고 다소 위험성 있는 수류탄 훈련을 한다는 거네요.
어쨌든 유족과 다친 교관, 이를 지켜본 훈련병까지 충격이 상당히 크겠네요.
군에서 조치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 기자 】
일단 유족들의 슬픔이 가장 크겠죠.
육군은 유가족지원팀을 파견해 유가족 입장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고요.
다친 교관도 빠르게 완쾌할 수 있게 하고, 함께 한 훈련병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훈련에 실전용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게 지시를 내린 상태입니다.
【 질문 5 】
그런데 과거에도 이런 사고가 몇 차례 있었죠?
【 기자 】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2015년 9월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시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사고가 있었고,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도 사고가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수류탄이 안전핀을 뽑고 4~5초 뒤에 터져야 하는데 이상하게 뽑자마자 폭발했습니다.
당시 국방부의 설명,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문상균 / 당시 국방부 대변인 (지난 2016년)
- "국방부는 경량화 수류탄의 이상 폭발 현상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겠습니다."
군은 사고 원인을 3년간 조사했지만 끝내 밝히지 못하고 마무리됐습니다.
이후 실전용 수류탄 훈련은 지난 2019년부터 재개됐는데요.
안전 매뉴얼이 강화됐고 지난 2020년에는 안전핀을 뽑아도 즉시 터지지 않는 신형 수류탄까지 보급됐습니다.
이번에도 이 신형 수류탄이 사용됐는데 결국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 터졌습니다.
【 질문 6 】
외국에서도 수류탄 사고가 날 뻔한 아슬아슬한 영상이 화제가 됐었죠?
【 기자 】
지난 2020년 중국 허베이성 무장경찰부대 훈련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직접 영상 보실까요.
훈련병이 수류탄을 던진 줄 알았는데 수류탄이 손에서 미끄러져 훈련병 등 뒤로 흘러내리고 땅에 떨어집니다.
교관은 이를 보자마자 훈련병을 붙잡고 모래주머니 위로 몸을 날리고 수류탄은 곧바로 폭발합니다.
불과 3초 만에 벌어진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는데요.
교관의 순발력 있는 판단과 대처로 두 사람 모두 다친 곳은 없었다고 합니다.
[dragontig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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