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래되고 낡아 폐허가 된 빈집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방치된 빈집은 사회적 낭비인데,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한적한 마을에 있는 제주도의 한 주택입니다.
아담한 마당에 고즈넉한 외관까지 그림 같은 모습이지만, 사실 이곳은 빈집이었습니다.
서창민 씨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빈집으로 남겨뒀었는데, 한 기업을 만나고 나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빈집을 무상으로 빌려 리모델링을 한 뒤 숙박업에 이용하고, 10년 뒤 깔끔해진 빈집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사업에 참여한 겁니다.
▶ 인터뷰 : 서창민 / 제주 서귀포 빈집 주인
- "처음에는 반대했어요. 촌집에 누가 오냐. 그런데 반응이 좋더라고."
집이 담고 있는 기억을 보존하려고 나무 기둥이나 돌담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 인터뷰 : 남성준 / 스타트업 대표
- "세월이 축적되고 지역의 가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래된 가치를 살리면서 여행객들이 왔을 때는 호텔에 온 것처럼 편리한 시설은 현대적이고 감각적이게…."
수납과 상담 창구 그리고 번호표 알림까지.
은행처럼 보이지만 안에선 음료를 만드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이곳은 옛 농협 건물을 고쳐 만든 카페.
현금인출기는 현관문이 됐고 실제로 사용했던 금고를 열면 아늑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제주 작가들이 만든 공예품도 팔고 관광정보를 전하기도 하는 사랑방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고선영 / 콘텐츠업체 대표
- "농사에 대한 정보도 나누던 커뮤니티 기능을 하던 공간이었던 거예요. 마을 주민분들과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앉아서 그들 간에 새로운 대화가 이뤄지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이곳은 서울 도봉구의 골목입니다. 골목 끝에는 빈집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꽃이 있는 정원으로 탄생했습니다."
공간이 부족한 서울에선 빈집 터에 정원, 주차장 등 주민이 원하는 시설을 만드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 인터뷰 : 이일주 / 서울시 빈집활용팀 주무관
-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50여 개소 내년에도 50여 개소해서 120여 개소를 조성할 계획…."
발길이 끊기며 허물어져 가던 빈집이 아이디어를 만나 새로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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