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북 영덕에서 난 산불은 축구장 560개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고, 36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마을주민 9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는데, 산림 당국은 과수원 등에서 일조량을 높이려고 비추는 농업용 반사필름 탓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희뿌연 연기로 뒤덮인 골짜기 사이로 시뻘건 불꽃이 보입니다.
수 km까지 띠를 이룬 화염은 초속 12m의 강풍을 타고 산 아래쪽 민가를 위협합니다.
진화 헬기가 쉴 새 없이 물을 쏟아 붓지만, 거센 불길은 잡히지 않습니다.
장비를 멘 채 호스를 끌고 산을 오른 진화 대원이 방어선을 유지하며 잔불을 끕니다.
▶ 인터뷰 : 이상임 / 산불 감시원
- "호스를 가지고 불을 껐으면 더 빨리 더 깨끗하게 불이 잘 꺼질 것 같습니다."
황급히 몸만 빠져나온 주민 900여 명은 뜬 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박일순 / 경북 영덕군
- "걱정도 되지만, 순경이랑 동네 들어가지도 못하게 해서 여기 와서는 가보지도 못하고 있어요."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제가 있는 마을 뒤쪽으로 희뿌연 연기가 다가오고 있는데요,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마을마다 소방차를 배치됐습니다."
산림 당국은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인접 시·도의 소방 인력과 장비까지 끌어왔습니다.
헬기 40대가 동원되고 특수진화대 등 2,400여 명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인 불은 36시간 만에 잡혔습니다.
▶ 인터뷰 : 최병암 / 산림청장
- "진화 헬기 40대를 투입한 것은 최근 10년 내 유일한 일입니다. 그만큼 이번 산불 진화가 쉽지 않은 조건이었습니다."
이 산불로 축구장 560개 크기인 400ha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바람에 날아간 은박지 같은 농업용 반사필름이 전신주에 닿아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김지억 VJ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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