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회 토끼와 거북이의 지리산 로맨스 (04/30)
2019.04.26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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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피아골에 살리라 

전남 구례, 해발 800미터가 넘는 깊숙한 산골짜기 피아골에
산장지기 부부
, 이정운(59), 박재숙(57) 씨가 산다.
시골이 좋아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일찍 귀향한 정운씨.
그 심성이 착하다며 재숙씨의 친정오빠는 정운씨를 재숙씨에게 소개했다.
그게 어언 30. 성격이 빠릿빠릿한 재숙씨에 비해 남편 정운씨는
말투도 행동도 너무 느려 늘 티격태격이지만 그래도 서로 없어선
안 될 천생연분이다
.  

땅에서부터 봄이 시작되면 온갖 나물들이 기지개를 켜는 지리산.
그래서 매년 이맘때의 부부는 날마다 지게를 지고 지리산에 오른다.
두릅, 엄나무, 다래순, 젠피, 오가피, 고사리 등 지천에 가득한
산나물을 보면 마음이 즐겁다는 부부
. 특히 남편 정운씨는 산에만
오면 펄펄 나는데
. 나물을 따기 위해 약한 나무를 가볍게 오르는
모습은 마치 타잔 같다


도시에서의 삶을 꿈꿨던 재숙씨는 처음 시집 왔을 때 주위 어느 곳을
둘러봐도 산뿐이라
날마다 눈물바람이었다는데, 이제 나물을 빼곤
자신을 말할 수 없고 지리산이 없인 살 수가 없단다
.
지리산에 살고 지리산에 죽는, 부부의 로맨스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 거북이 남편 vs 토끼 아내 

지리산에서 농사를 짓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싶었던 정운씨.
하지만, 농사로는 돈 벌이가 시원치 않아 고로쇠 채취를 시작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손님을 끌 수 없다고 지인이 권유해 식당과 민박을
하게 됐다
. 식당 메뉴는 산닭구이. 지리산에서 나는 더덕이나
가시오가피로 만든 담금주도 반응이 좋다
. 거의 매일 닭을 잡고
굽는 정운씨
. 재숙씨는 캐온 산나물을 무치고 장아찌도 만들어 낸다.
닭과 산나물, 장아찌의 조합이 환상궁합! 매년 이맘 때 나오는
산나물을 먹기 위해 들르는 단골손님이 많다


평일보다 손님이 많은 주말, 테이블마다 반찬을 세팅하느라 바쁜 재숙씨.
그런데 닭구이를 전담하고 있는 정운씨는 고기도 천천히 구우면서
손님들과 수다삼매경이다
. 재숙씨는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눈치가 보여 남편에게 계속
빨리빨리를 주문하는데.
타들어가는 재숙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기 굽는 건 뒷전이고
이젠 아예 손님들 사이에 끼어 앉아 술까지 얻어 마시는 정운씨
.
재숙씨는 점점 화가 나는데

# 마을일을 벌이는 아내, 그 이유는 

경상도 아가씨가 처음 전라도로 시집왔을 때, 마을 사람들은 쉽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 그래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재숙씨.
하지만 마을일이라면 앞장서 나서고, 어르신들을 공경하며 남편과
잘 어울려 살다 보니 마을 어르신들의 인정을 받게 됐다
.
이젠 이장보다도 더 믿고 일을 맡길 정도라고

어느 날. 재숙씨를 찾아와 휴게 공간 겸 농작물을 팔 수 있는 실버 카페
얘길 하는 마을 어르신들
. 몇 년 전 재숙씨가 꺼냈던 얘기인데
잊지 않고 한 번씩 계속 물어보신다
. 소일거리라도 할 수 있게
그런 공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것
. 재숙씨도 좋은 아이템인 것 같아
진행하려 했었지만 마을위원장인 남편의 반대가 심해 무산됐었다
.
이번엔 혹시나 하고 말을 꺼내보지만 역시나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남편
. 좋은 뜻으로 해도 밑져야 본전인 게 마을 일,
거기다 금전 거래를 하게 되면 마을사람들과의 분란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숙씨는 뜻을 굽히지 않고 남편 몰래 실버 카페 사업 계획서를
군청에 제출하는데
. 정운씨는 식당일만 해도 바쁘다며 자녀들이 취업을
못해 돌아오게 되면 민박과 식당을 물려줄 수 있게 신경 쓰자고 닦달했던
아내가 왜 마을 일을 성급하게 늘리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
군청에서 면담까지 받았다는 얘기에 크게 화를 내는 정운씨.
지금까지 잘한 게 뭐가 있냐?‘는 남편의 말에 재숙씨도 마음이 상하는데

과연 피아골 산장부부의 
지리산 로맨스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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