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돌연 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2조 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어제 오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는데, 금융감독원은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 싸움을 벌인결과 양측의 지분은 35.4% 대 38.47%입니다.
3% 정도 열세를 보인 고려아연 측은 1주당 67만 원에 373만 주, 2조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이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돼 최 회장 측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유상증자 가격이 당시 시장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공개매수가였던 89만 원보다도 턱없이 낮아 주가는 어제 하한가를 쳤고, 오늘도 7% 넘게 떨어졌습니다.
개미 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에 소액주주들의 돈을 끌어다 쓰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유상증자 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거든요. 경영권 분쟁 때문에 신주 발행은 불공정하고 고래 싸움에 개미 등 터지는 격…."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하면서 유상증자까지 계획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공개매수 당시 재무변동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신고했는데, 유상증자 계획을 알고도 일부러 누락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함용일 / 금융감독원 부원장
- "공개매수 시 밝힌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되는지 여부, 관련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 등 시장과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최 회장 측의 위법 사실이 확정되면 유상증자가 무산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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