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벼에 치명적인 해충인 벼멸구가 창궐하면서 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름 전 호남을 시작으로 충남과 경남지방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데, 현재까지 축구장 3만 6천 개에 달하는 논이 초토화됐습니다.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강세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확을 앞둔 들녘이 폭탄을 맞은 듯 움푹 패였습니다.
벼는 황갈색으로 변해 모두 옆으로 쓰러져 있습니다.
정상적인 벼도 이삭을 들춰보니 새카만 벌레가 수북합니다.
벼농사에 치명적인 벼멸구입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벼멸구는 벼 줄기에 붙어서 즙을 빨아먹는 해충인데요. 벼가 잘 자라지 못해 결국은 이렇게 말라 죽게 됩니다."
전남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아예 수확을 포기한 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허 환 / 쌀 재배 농민
- "쌀값도 매우 떨어져서 기분이 안 좋은데 멸구까지 와서 이렇게 두 번 (고통을 주니까…)."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2만 6천 헥타르, 축구장 3만 6천 개 면적에 달합니다.
벼멸구는 6월에서 7월,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건너와 피해를 주는데, 올해는 9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습니다.
▶ 인터뷰 : 채의석 /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
- "올여름 무더위가 벼멸구 증식에는 최상의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보통 알을 두 번 정도만 낳아야 하는데 세 번까지 낳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농약에 내성이 생겨 벼멸구 확산을 막는데 역부족입니다.
정부는 저품질 쌀 유통을 막기 위해 피해를 입은 벼를 전량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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