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아프지 말자", "다치지 말자" 이런 말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 된 불안한 요즘입니다.
1분 1초가 급한 중증 환자들이 몇 시간씩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현실 속에 일부 의료진의 비뚤어진 분노가 공분을 키우고 있습니다.
의사나 의대생 인증을 거쳐야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을 "개돼지", "조센징"이라고 지칭하고 "다 죽어라"와 같은 악담을 퍼붓는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왔습니다.
정부는 곧바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고, 수사기관 역시 엄정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첫 소식,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의사와 의대생만 들어갈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의사면허번호 등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이곳에 최근 부적절한 내용이 여러 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에 유포된 게시판 글을 보면, 국민을 비하하는 단어와 함께 "매일 천명씩 죽었으면 좋겠다"라거나 "응급실을 못 가는데 어쩌라는 거냐, 동정심이 안 든다"라고 적혔습니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돼야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될 거라며, 추석 때 응급실 대란이 진짜 왔으면 좋겠다는 글도 잇따랐습니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이곳에 "의료시스템이 박살날 때까지 드러눕자" 등의 글이 올라와 수사가 진행되고, 커뮤니티 운영진이 자정을 촉구하는 공지글까지 띄운 와중에 벌어진 일입니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에서 강경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정윤순 /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 "일부 의사 또는 의대생들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습니다. 관련 증거 자료를 확보하여 수사 의뢰 조치할 예정입니다."
병원에 남은 의사들은 정부의 대처도, 의료계의 일부 돌출 행동도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현직 대학병원 교수
- "의료대란 사건 때문에 그나마 있던 의료인들·의사들과 일반 국민들의 관계가 매우 나빠졌다는 게 가장 큰 피해라고 (하는 의견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요."
7개월째 반복하는 장외 공방은 멈추고 이제 그만 마주 앉아 해결책을 찾아 달란 환자들의 외침에 정부와 의료계 모두 응답할 때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
그래픽: 박경희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