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13년 내전으로 터전을 잃은 시리아 난민은 전 세계가 떠안은 숙제인데요.
최근 튀르키예에서 시리아 난민 사회를 겨냥한 집단 폭력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시리아 남성이 저지른 성추행 범죄가 발단이 됐는데요.
송주영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한밤중에 모여든 사람들이 상점문을 발로 차고 돌을 던집니다.
굳게 닫힌 문이 열리지 않자 몽둥이까지 휘두릅니다.
"이 나라에 난민은 필요 없다!"
현지시각 2일 튀르키예 중부 카이세리에서 시리아 난민의 집과 가게를 노린 집단 폭행과 방화가 이틀 연속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30일 시리아인 남성이 7살 사촌 여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분노한 주민들이 직접 범인을 색출하겠다며 시리아 난민 밀집 지역을 급습한 겁니다.
용의자는 곧바로 검거됐지만, 흥분한 주민들은 무차별 폭력을 이어갔습니다.
경찰이 공포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고, 폭력 혐의로 470여 명을 구금했습니다.
강경 진압에도 폭력 사태는 안탈리아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고, 난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 갈등으로까지 비화하는 모양새입니다.
▶ 인터뷰 : 에르도안 / 튀르키예 대통령
- "난민을 겨냥한 증오와 혐오를 자극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에 반발해 튀르키예군이 주둔한 시리아 서북부에서는 반튀르키예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자 튀르키예는 시리아 인접 국경 검문소 일부를 폐쇄했습니다.
MBN뉴스 송주영입니다.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박민주·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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