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
배터리에 불이 나면 폭발도 무섭지만 연기는 더 무섭습니다.
실내가 연기로 가득 차면 불과 30cm 앞에 있는 내 손도 안 보일 정도로 가시거리가 짧아집니다.
만약 아파트 계단에 세워 둔 전기 자전거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며칠 전 사고가 난 화성 리튬전지 공장입니다.
처음에는 배터리 하나가 폭발해 연기가 피어오르나 싶었지만, 불과 42초 만에 작업실 전체가 암흑으로 변합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일반적인) 유독가스의 수평 이동 속도가 초당 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폭발이 일어날 경우에는 10배인 초당 10m까지 확산 속도가 빨라집니다."
방이 연기로 가득 차면 가시거리는 30cm가 채 되지 않습니다.
가시거리를 줄이는 고글을 차고 배터리 화재를 가정한 실험을 해봤습니다.
맨눈으로 복도 끝에서 비상계단까지 가는 데 11초가 걸립니다.
고글을 차고 걸어보니 장애물에 부딪히고 문을 찾아 헤매다 43초나 걸렸습니다.
평소 구조를 잘 알고 있는 집이나 직장에서도 연기가 차면 대피가 어려운 겁니다.
지난 5월, 다세대주택 입구에 둔 전기 자전거에서 불이 났을 때도 화재 진압이 모두 끝난 뒤에야 거주자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불이 이런 출입구나 복도에서 나면 연기가 대피 경로로 퍼져 거주자들이 밖으로 나오는 걸 어렵게 합니다."
아파트와 주택가를 돌아봤습니다.
비상 계단 옆이나 출입구에 전기 자전거를 세워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자전거는 밖에 두더라도 충전할 때는 배터리를 분리해 집으로 들고 가야 합니다.
▶ 인터뷰 : 전기자전거 사용자
- "충전은 집에 들고 가서. 급속 충전기는 좀 위험할 거 같아요. 간혹가다가 충전할 때 과부하가 걸린다고 그래서."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 충전은 반드시 잘 보이는 곳에서 하고,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김지예
영상제공 : 서울 강서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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