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실제로 취재기자가 만난 80대 고령의 해외부동산펀드 가입자는 은행 직원이 월세 상품이라고 얘기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다른 70대 가입자도 위험성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은행 측은 충분히 위험성을 알렸다고 밝혔지만, 홍콩 ELS처럼 불완전 판매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은미 기자입니다.
【 기자 】
난청으로 보청기를 껴야만 대화가 가능한 83세 김 모 씨.
실버타운에 들어가기 위해 모아둔 3억 원 넣어둘 곳을 찾다 2019년 우리은행에서 "월세를 받을 수 있다"며 한 상품 가입을 권유받았습니다.
해외 부동산 펀드였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우리은행 펀드 가입자(83세)
- "증권 아니지 그랬더니, 아니에요 증권, 월세 받는 건데요, 그래서 나는 집 보증금 내고 월세 받다 보증금 찾아오면 되는 그런 건 줄 알았어요."
김 씨가 가입한 상품은 소규모 폐쇄형 사모펀드로, 통상 만기까지 투자금 인출이 되지 않습니다.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원금 손실 위험 역시 큰데도 은행 창구에서 80대 고령자에게 버젓이 판매된 겁니다.
가입 당시보다 부동산 가치가 20% 가까이 떨어진데다 하락한 가격에도 매각되지 않고 있어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우리은행 펀드 가입자(83세)
- "내가 죽은 다음에 찾아가라는 얘기냐, 그게 말이 되느냐, 펄쩍 뛸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그 나이 되면 내가 돈을 죽어서 어떻게 받을지 모르는 건데."
우리은행의 다른 지점에서 같은 상품에 가입한 71세 김 모 씨도 수익은커녕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 막막함을 호소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우리은행 펀드 가입자(71세)
- "은행에서는 모른다는 식이에요. 항의했죠. 갈 때마다 난리 치죠. 막 이게 속에서 막 울화가 치미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나 혼자서."
우리은행 측은 당시 고령자일수록 실물 부동산 투자에 대한 낙관론에 수긍했다며 원금 손실 가능성도 설명했고, 가입자들이 투자 주요 유의사항에도 자필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홍콩 ELS 처럼 불완전판매 정황이 추가로 나올 경우 금융감독원의 대규모 검사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현기혁 VJ, 문병관 VJ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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