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늘 서울의 한 오피스텔 지하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불이나 주민 7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지하주차장의 입구가 낮아 소방차 진입도 안 되다보니 화재 진압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는데, 새로운 충전소 설치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백길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지하주차장에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연기가 가득합니다.
소방관들은 차량 보닛을 제거하고 화재 진화에 나섭니다.
오늘(27일) 새벽 2시쯤 서울 서교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3층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났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온 연기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 인터뷰 : 거주자
- "15층까지 연기가 엄청 많이 났더라고요. 집에 있을 때는 냄새가 안 났는데 복도로 나가니까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불길은 두 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꺼졌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 스탠딩 : 백길종 / 기자
- "지하주차장의 높이 제한은 2.3m로 약 3m 높이의 소방차는 진입이 어렵습니다. 일일이 호스를 들고 들어가다 보니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차 화재는 지난 2020년 11건에서 2022년 43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는 7월까지 이미 49건에 달했습니다.
지하 주차장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가 37%나 됩니다.
이 때문에 가급적 지상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80% 이상 충전부터는 배터리의 열 발생이 심하게 나타나서 화재 발생 위험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충전소의 경우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방화 펜스와 스프링클러 역시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