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드라마 파리의 연인 에서의 "애기야 가자"라는 대사로 유명한 박신양 배우가 화가로 변신했습니다.
데뷔 28년차 배우가 아닌 신인 작가로 대중 앞에 선 박신양 작가를 김문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배우 박신양이 합판 위에 칠을 합니다.
캔버스를 사지 않고, 처음부터 나무를 직접 자르고 송진이 묻지 않게 손수 처리도 합니다.
박신양 / 화가 겸 배우
"사서 쓰면 너무 정교하게 잘 만들어져 있으면…. 망가뜨리면 안 될 것 같은 조마조마함이 싫어서 처음부터 제가 하는 거죠."
영화 달마야 놀자 와 범죄의 재구성 등에서의 다양한 캐릭터를 위해 운동과 악기를 배울 정도로 완벽주의자 같은 모습을 보인 연기파 배우는 어느 순간 대중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10년 동안 그림에 빠져 180여 점을 그리면서 몰두한 것은 그리움이었습니다.
박신양 / 화가 겸 배우
"(처음엔) 친구가 그리웠는데 그림을 계속 그리더란 말이죠. 원형질적인 그리움…. 어쩌면 태어나기 이전에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여러 번의 허리 수술의 여파에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도 시달렸지만, 끝까지 붓을 놓지 못했습니다.
박신양 / 화가 겸 배우
"그리고 싶으니까요. 그게 끝이에요, 사실은. 정말로 그래요. 그게 다예요."
극 중의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던 인간 박신양은 캔버스를 선택했습니다.
매일 와서 작업을 하는 모습을 관객이 볼 수 있도록 개방하는 미술관에서의 전시회를 기획한 것도 같은 이유에섭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최근 서강대 대학원의 철학 새내기가 된 박신양은 짐을 지고 살아가지만 가는 길에 몰입하면서 묵묵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당나귀에 자신을 투영합니다.
박신양 / 화가 겸 배우
"전생이 있었다면 저는 당나귀이지 않았을까…. 우직하고 바보스럽고 저도 그걸 닮고 싶고.
MBN뉴스 김문영입니다.[kim.moonyoung@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송지수,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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