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북한 엘리트층인 외교관들의 탈북으로 북한 사회가 동요하고 있습니다.
오늘(9일) 평양돋보기에서는 정치부 권용범 기자와 이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질문 1 】
권 기자, 북한 외교관의 탈북, 분명히 이유가 있겠죠?
【 기자 】
외교관은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에서도 최고 엘리트로 꼽힙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 이런 말이 있죠.
똑똑한 사람이 넓은 세상 밖에 나와 있으니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겠죠.
고립된 북한의 상황과,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을 체감하기 아주 쉬운 여건입니다.
돌아가도 희망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니, 동요할 수밖에 없겠죠.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대사대리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류현우 /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 "외교관들도 이제는 희망이 없구나 하는, 북한이라는 국가 자체에 희망이 없다는 것이죠. 모든 게 다 지금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 지금 치닫지 않습니까?"
【 질문 2 】
동요가 탈북으로 이어지는 건데, 주요 탈북 경로가 궁금한데요?
【 기자 】
일단 북한이 지역 단위로 가장 많은 외교관을 보내는 곳, 유럽입니다.
물자와 비자금 등을 담당하는 이른바 숨은 외교관 들의 주요 활동 무대도 유럽인데요.
유럽이 주요 탈북 경로인 이유입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와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역시 모두 유럽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습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에도 외교관 다수가 파견돼 있는데요.
세 나라의 촘촘한 공조망을 뚫고 탈북을 시도하는 외교관들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북제재로 먹고살기도 빡빡한데, 과업을 잘 이행하지 못하면 처벌까지 받으니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하는 겁니다.
【 질문 3 】
그렇게 해서 탈북에 성공한다고 해도, 남은 가족들이 걱정인데요?
【 기자 】
북한은 외교관을 파견할 때 자식 등 가족을 소위 인질로 잡아 둡니다.
딴생각을 아예 못하게 하려는 거죠.
탈북에 성공해도,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은 그야말로 생지옥을 겪게 됩니다.
본인의 직계가족은 물론 배우자의 직계가족, 경우에 따라 4촌, 6촌까지 연좌제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정치범 수용소로 가게 되면 죽을 때까지 못 나온다고 보시면 되고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배신자로 낙인 찍힌 채 집안 전체가 멸문을 당하고 말 그대로 목숨만 유지하게 됩니다.
【 질문 4 】
정말 끔찍한데요.
잔인하게 처벌하는 이유가 있겠죠?
【 기자 】
체제 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국경부터 사회적, 문화적 단속이 예전보다 강화됐는데요.
체제 이탈에 대한 두려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특권층이자 기득권층인 외교관조차도 체제를 등진다는 걸 깨닫는 순간, 북한 주민들은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겠죠.
아랍의 봄 의 방아쇠가 된 재스민 혁명 과 같은 민중봉기가 일어나 정권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홍 민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이 체제에 대한 지지라든가 동조를 했던 여러 부분들에 대해서 굉장히 형식적인 태도를 취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되는 거죠."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권용범 기자였습니다.
[dragontiger@mbn.co.kr]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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