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강원도 평창 육백마지기라는 곳에는 드넓은 데이지 꽃밭이 있었습니다.
축구장 6개 면적에 새하얀 꽃이 수를 놓아, 얼마나 예쁘면 천상의 화원이라고도 불렀겠습니까.
그런데 이 아름다운 꽃밭이 몽땅 사라졌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진철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강원도 평창군과 정선군 경계에 있는 청옥산 정상의 육백마지기.
해발 1,256m의 고지대입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이 새하얀 꽃으로 뒤덮였습니다.
매년 6월에서 7월 사이 샤스타데이지 꽃이 축구장 6개 면적인 4만 3천㎡를 하얗게 수놓으면서 천상의 화원 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딴판이 됐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지금 이맘때쯤이면 앞서 보신 것처럼 하얀 데이지 꽃밭이 장관을 이뤄야 하는데 이처럼 꽃은 온데간데없고 잡초만 무성합니다."
백색의 꽃밭을 기대하고 온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립니다.
▶ 인터뷰 : 김기숙 / 경기 연천군
- "(작년보다) 풀이 너무 많아요. 많이 실망스럽고. 이런 전경 자체도 다르네요."
평창군이 이곳에 데이지를 심은 건 2018년.
비만 오면 하천으로 내려오는 흙탕물을 줄이려고 꽃밭을 일궜습니다.
이후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는데 4년째인 올해 꽃이 자취를 감춘 겁니다.
매서운 한파에 봄 가뭄까지 겹친 이상기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다년생인 데이지는 3~4년마다 다시 파종을 해야 하는데, 이런 특성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도 꽃밭이 사라지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 인터뷰(☎) : 평창군 관계자
- "올해 저희도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것이 3년 차가 되니까 자생력이 생각보다 좋지 않구나 해서…."
평창군은 매년 2억 원에 가까운 관리비를 계속 투입해 천상의 화원을 유지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늘의 뜻에 따라 사라지게 내버려둘지, 군민들의 의지로 살려낼지, 천상 화원의 운명이 곧 결정됩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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