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혹시 유품정리사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홀로 지내다 임종의 순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동행을 책임지는 직업을 갖고 있는 분들이죠.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고독사가 늘어나면서 유품정리사들도 더 바빠졌다고 하는데요.
이상협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투숙객이 홀로 숨진 천안의 한 숙박업소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바닥에는 새 것과 다름없는 구두가 놓여 있고, 침대 위에는 짐이 가득 담긴 여행용 가방이 놓였습니다.
▶ 인터뷰 : 김현섭 / 유품정리사
- "정돈돼 있는 현장은 많이 없다고 보시면 되고요. 이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삶의 흔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유품정리사는 고인이 사망한 장소를 청소하면서 고인이 남긴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이른바 고독사 가 발생했을 때, 죽음의 흔적을 치우는 일도 유품정리사의 몫입니다.
▶ 인터뷰 : 김현섭 / 유품정리사
- "여름철이나 아니면 기온이 높은 날씨가 되면 부패가 워낙 빨리 진행되고…부패 정도가 심하게 되면 정말 일반적인 분들이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
하지만, 유품정리사를 힘들게 하는 건 악취 같은 고인의 흔적이 아닙니다.
유품정리사 일을 14년째 하고 있는 김새별 씨.
▶ 인터뷰 : 김새별 / 유품정리사
- "장례지도사로 근무를 하다가 장례를 치르시던 유가족들의 부탁을 받고 청소를 도움을 드리게 됐죠. 이런 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없더라고요. …누군가는 좀 해야될 일이고 내가 한번 해봐야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김 씨는 외롭게 생을 마감한 고인이 누군가의 가족, 친구, 지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더 힘들게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김새별 / 유품정리사
- "유품을 정리를 하다보면 그분의 메모장이나 일기장도 보게 되고 그분의 인생을 어느 정도 알고 나오게 되더라고요. 심적으로 좀 부담이 가긴 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가장 외로웠을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이정표로 만들 수 있다는 게 보람입니다.
유품정리사들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웠을 고인들의 마지막 동행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협입니다. [makalu90@mbn.co.kr]
영상취재: 김영진
영상편집: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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