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청해부대 귀환 작전, 오아시스 작전 은 예상대로 순조롭게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문무대왕함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뚫렸는지,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앞으로 짚어봐야 할 문제들이 더 많습니다.
정치부 조경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죠.
【 질문1 】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는데, 코로나19 감염이 어디서 발생하고 어떻게 확산됐는지 조사가 이뤄졌나요?
【 기자1 】
아직은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올해 초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문무대왕함은 지난달 28일부터 7일 1일까지 3박 4일 동안 식료품 등 적재를 위해, 아프리카 인접 국가 기항지에 체류했습니다.
기항지에서 출항한 다음 날인 7월 2일 승조원 1명이 감기증세를 호소했고, 10일에는 감기 증상자가 40여 명에 달했습니다.
항구에서 현지인과 접촉했거나 아니면 군수품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질문1-1 】
그때 승조원들이 방호복을 착용하지는 않았나요?
【 기자1-1 】
당시 물자 하역 작업 대부분은 크레인 같은 기계 작업으로 이뤄졌고, 함정 밖에 나간 승조원 모두 전신 방호복 입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첫 증상을 보인 환자는 식료품을 담당하는 조리병이었기 때문에 식자재 반입 과정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문무대왕함은 외부의 생화학 공격이나 핵 공격도 침입 못하는 밀폐 격벽인데, 대신 내부 환기구는 전부 이어져 있어서 바이러스가 실내 대기 중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질문2 】
안에서 속수무책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한 건데, 장병들이 타이레놀 2알로 버텼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기자2 】
말씀드린 것처럼 7월 초부터 함대 안 곳곳에서 열이 40도까지 오르는 장병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는데, 군 지휘부는 타이레놀 2알을 주면서 먹고 버티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열뿐 아니라 미각과 후각을 잃는 증상도 있었는데, 코로나19라고 생각을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대처가 고작 타이레놀 2알이었다는 겁니다.
【 질문2-1 】
문무대왕함에 자식이나 남편을 보낸 가족들은 걱정이 많겠어요?
【 기자2-1 】
청해부대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국가를 믿고 아들이나 남편을 맡긴 가족들의 타들어가는 심정이 절절히 담겨 있는데요.
"하루 종일 눈물이 나고, 안달이 나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감정을 억눌러보지만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보였다"
"아픈 몸으로 마지막 임무 완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생각하니 먹먹하다"는 내용부터, 아빠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어린 자녀가 아빠가 해적과 싸우고 안전하게 돌아오는 모습을 그린 그림도 있었습니다.
【 질문3 】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와 질병청이 백신 책임공방을 벌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결론은 났나요?
【 기자3 】
어젯밤에 국방부와 질병청이 하나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일단락이 됐죠.
입장문을 보면, 국방부와 질병청이 지난 2~3월에 해외파병부대 등에 대한 예방접종 관련 구두 협의는 했는데, 청해부대를 특정해 협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청해부대가 5개월 동안 소위 노 백신 상태였고, 청해부대 백신 접종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것은 양측이 인정한 겁니다.
【 질문4 】
하지만 한빛부대나 아크부대는 백신을 맞았잖아요? 똑같은 파병 부대인데요?
【 기자4 】
한빛부대나 아크부대는 유엔 및 주둔국과의 적극적 군사외교를 통해 현지에서 예방접종을 시행했다는게 국방부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청해부대는 왜 안 그랬느냐? 물어봤더니, 청해부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근거해 우리 결정으로 파병됐으나 유엔이 아닌 다국적군사령부에 소속돼 파병돼 "유엔의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러 논란에 제2, 제3의 청해부대 사태 발생 우려가 나오자 이에 대한 답변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김기남 /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
- "현재는 파병 전에 접종을 실시하고 있고, 기파병 중인 장병은 대부분 청해부대를 제외하고는 접종이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백신 필요 상황을 우선순위와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군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 클로징 】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해서 고개를 숙인 게 이번이 6번째입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반드시 책임 소재를 묻고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겠습니다.
조 기자, 수고했어요.
조경진 기자 [nice2088@mbn.co.kr]
[영상취재 : 박원용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김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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