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충남 부여에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낙화암 이란 백제의 대표적인 유적이 있는데요.
한자로 쓰인 낙화암 글씨에 빨간색 페인트가 덧칠된 채 수년간 방치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의 해명은 더 가관입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1,300여 년 전 백제가 멸망하던 날, 3천 궁녀가 몸을 던진 낙화암.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것으로 알려진 낙화암 글씨에 빨간색 페인트가 덧칠돼 있습니다.
3년 전 유람선 업체에서 관광객들에게 글씨를 잘 보이게 하려고 페인트칠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유람선 업체 관계자
- "손님들이 낙화암 글씨가 쓰여 있는 것을 아시니까 어디에 있냐고 자꾸 여쭤보거든요.
- "잘 보이게 하려고?"
- "예."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구는커녕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낙화암 근처에 있는 다른 명승지도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제 뒤로 보이는 곳은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용을 낚았다는 조룡대인데요. 글씨에 덧칠된 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바래서 흉물스럽기까지 합니다."
관계 당국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 부여군 문화재 사업소 관계자
- "담당자가 바뀌면서 챙기지 못해서 그런 거 같은데요."
그러면서 한두 달이면 원상복구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부여군 문화재 사업소 관계자
- "한두 달만 더 지켜봐 줄 수 없어요?"
- "3년 동안 안된 게 한두 달에 되는 건가요?"
- "어떻게든 올라가서 (페인트를) 긁든가…."
천 년 넘게 이어온 소중한 문화유산이 후손들의 무관심 속에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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