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서 사형된 외국인, 올해만 101명 '역대 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100명 넘는 외국인을 처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현지시각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사우디 국영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나즈란 지역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예맨 국적자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이로써 2024년 현재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사형된 외국인 수는 10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국적별로 보면 파키스탄 출신이 21명, 예멘 20명, 시리아 14명, 나이지리아 10명, 이집트 9명, 요르단 8명, 에티오피아 7명입니다. 이어 수단, 인도, 아프가니스탄 출신이 각각 3명, 스리랑카와 에리트레아, 필리핀 출신이 각각 1명씩 처형됐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연간 외국인 사형자가 3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세 배 증가한 겁니다.
유럽-사우디 인권기구(ESOHR)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년 동안 100명의 외국인을 처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면서 역대 최다"라고 밝혔습니다.
전체 사형 집행 건수는 17일 기준 274건으로, 올해 마약 관련으로는 총 92건이며, 이 중 69건이 외국인이었습니다.
외교관들과 인권 활동가들은 외국인 피고인들이 법원 문서에 접근할 권리를 포함한 공정한 재판을 받는 데 더 높은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형 집행이 폭증한 이유는 지난 2022년 마약 범죄자에 대한 3년간의 사형 집행 유예 제도가 폐지된 영향도 있습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 사진=AP 연합뉴스 자료
당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살인 사건, 혹은 많은 생명에 위협을 가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형을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실제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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